본래 루터는 종교 개혁 당시 세례와 성만찬과 더불어 고해성사도 예수님께서 직접 세우신 성사로 인정하였습니다. 그러나 가톨릭교회에서 갈라진 뒤 사도들로부터 이어 오는 사도 계승이 끊어지자 개신교는 사도들의 사죄권을 정당화할 수 없었습니다. 그 결과 ‘만인 사제설’에 따라 죄의 용서의 권한이 사도들이 아닌 믿음을 가진 모든 성도에게 맡겨졌다고 성경을 해석하였고, 고해성사의 성사적 지위를 인정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개신교에서도 예배의 첫 부분에 죄를 고백하고 용서를 선언하는 예절이 있습니다. 이때 예배자가 각자 자신의 죄를 하느님 앞에 고백하고 회개하고 용서를 구하면 목사가 선포하는 용서의 선언에 “아멘”이라고 응답하는 공동체적 고해의 예절이 남아있습니다. 성공회의 경우 개별 고해성사의 전통은 남아있으나, 천주교와 같은 성사 행위는 아니고 사제와 신자 간의 면담 형태로 이루어집니다. 대부분의 개신교에서는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만으로 구원을 얻고 하느님의 은총으로 죄의 용서를 받는다는 확신을 중요시하고 천주교에서 제도화된 고해성사를 수용하지 않습니다.
천주교는 고해성사를 통하여 자신이 하느님께 지은 죄를 분명히 인식하고 뉘우치는 참된 통회와 고백, 그리고 이에 대한 보속 행위를 통하여 죄의 용서가 이루어진다고 가르칩니다. 사도 시대에는 예수님께서 사도들에게 맡기신 사죄권을 근거로 교회 안에서 중죄를 저지른 신자를 용서하는 전통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살인, 간음, 배교 등의 중죄를 저지른 경우에 공적 참회를 거쳐 공동체에서 추방한 뒤에 그들을 용서하는 화해의 예절을 거행했습니다. 박해 시대에는 배교가 가장 큰 중죄였기에 참회와 화해의 여정이 더 엄중하고 길었으며, 세례를 받은 다음 일생에 오직 한 번 화해 예절에 참여할 수 있던 때도 있었습니다.
7세기경 개별 사적 고백의 전통이 생기기 전까지 고해성사는 천주교 신자들에게도 힘든 여정이었습니다. 그만큼 신자들이 죄를 두려워하고, 교회가 참회와 보속을 통한 화해의 표징을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고해성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죄에 대한 참된 통회입니다.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이를 사제에게 고백하는 행위는 자비로우신 하느님께 용서를 청하는 것이며, 죄로 말미암아 교회 공동체에 남긴 상처들에 대한 용서도 포함됩니다. 죄의 용서 뒤에 남은 벌에 대한 보속 행위는 죄의 용서를 완성하는 회개의 표징으로 중요하게 여겨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