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파동본당 청년 워크숍, 청년 단체 활동 고민 나누고 활성화 논의
서울 청파동본당 청년들이 9월 17일 청년워크숍에서 2024년 본당 청년회 활동 계획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청년 단체 간 소통도, 단체 내부 소통도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청년 수도 적지만, 서로 친하지도 않아요. 청년끼리의 교류부터 활성화해야 하지 않을까요?”
지난 9월 17일 서울대교구 청파동본당(주임 박범석 신부). 본당 청년연합회 주최로 본당 청년들이 한자리에 모여 워크숍을 개최했다. 지금까지의 본당 청년 활동을 돌아보고, 앞으로 짧으면 1년, 멀게는 5년 간의 청년 단체 활동 목표를 정하는 자리였다.
모든 공동체가 겪고 있지만, 청파동본당 청년 단체들 역시 코로나19 이후 깊은 고민에 빠져 있는 차였다. 청년 미사 참석 인원은 수십 명에 그쳤고, 본당 단체에서 활동하는 청년 수는 그 절반가량에 불과한 상황. 그간 본당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청년연합회조차 구성하기 어려웠다. 지난 6월에야 새 청년연합회 임원진이 선출되면서 청년 활동에 새 출발을 알렸다. 그 첫 활동이 바로 이날 워크숍이었다.
본당 청년연합회는 첫 워크숍을 청년들의 목소리를 직접 경청하는 장으로 꾸몄다. 청년들이 새로 만들어가는 본당 공동체를 위해, 그리고 청년들이 전하는 작은 목소리 하나도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청년 개개인의 목소리에서 출발하는 ‘미니 시노드 모임’ 형식으로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이상헌(사무엘) 본당 청년연합회장은 “코로나19 이후 청년 개개인은 물론, 단체들 사이에서도 소통의 기회가 거의 없었다”면서 “지금까지 활동하면서 부족했던 점, 서로 간에 필요했던 점을 나누고, 이를 앞으로 활동 목표에 반영하고자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워크숍에 참여한 청년들은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청년들은 본당 내 청년이 부족해진 근본 원인을 성당 위치 등 접근성 문제, 인근 학교 및 주변 본당과의 교류 부족, 단체 내ㆍ외부 소통 문제 등에서 찾기도 했다. 청년 활동에 참여하는 청년들 스스로 공동체에 대한 책임감이 부족한 것 같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청년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SNS를 통한 활동 홍보, 단체 간 교류 모임을 요청하는 의견은 물론, 비대면에 익숙한 또래들을 위해 다수 앞에서 발표하는 형식의 자기소개를 자제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또 청년연합회 활동을 사진·기록 등을 통해 문서로 만들어 훗날 활동할 청년들이 참고 자료로 삼을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청년연합회는 이날 제시된 의견들을 종합해 단기ㆍ중기ㆍ장기 계획표를 만들어 공개하기로 했다.
청년들은 서로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자리가 마련된 것에 만족감을 표했다. 추진욱(시몬)씨는 “본당 청년 활동이 새롭게 시작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적절한 시점에서 열린 것 같다”면서 “이런 노력에 힘입어 더 많은 사람이 활동에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보현(요안나)씨는 “청년 단체들끼리도 만날 자리가 없었는데, 다른 단체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 유익했다”고 했다.
본당 주임 박범석 신부는 토론 전 강연에서 ‘스스로의 복음화’를 강조했다. 박 신부는 “성경의 복음 말씀은 결국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 존재하고, 그 복음은 나에게 기쁜 소식이 되어야 한다”면서 “본당 활동의 궁극적인 목표는 우리 자신의 복음화라는 것을 잊지 않고 활동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