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는 천주교의 고해성사를 두고 죄에 대한 용서는 하느님께 속한 것인데 어떻게 한낱 인간일 뿐인 신부가 그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합니다. 그리고 구원은 예수님께서 이루신 대속의 공로이기에, 그분을 믿고 직접 그분께 죄를 고백하여 용서받을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하느님만이 인간의 죄를 용서하실 수 있다는 말은 분명히 맞습니다. 그러나 천주교는 복음서에 기록된 대로 예수님께서 당신 제자들에게 죄를 용서할 수 있는 권한을 명시적으로 주셨음을 확신합니다. 복음서를 보면,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나는 너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그러니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마태 16,19)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부활하신 다음에도 제자들에게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요한 20,23)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사도들과 그 후계자들은 그리스도께서 위임해 주신 ‘화해의 직분’(2코린 5,18)을 교회 안에서 수행하였고, 지금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천주교는 사도들에게 맡겨진 용서의 권한이 그들의 후계자인 주교들과 주교의 협력자인 신부의 사죄권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가르칩니다. 사제에게 사죄권이 주어졌다고 하여도 고해성사에서 용서의 주체는 사제가 아닌 하느님이시며, 이는 고해성사의 사죄경인 “나도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이 교우의 죄를 용서합니다”에서 명백히 드러납니다. 또한 우리가 지은 죄는 하느님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만이 아니라 이웃에게 상처를 준 것도 포함되기에 고해성사에서 사제는 죄로 말미암아 상처받는 신앙 공동체인 교회를 대표하여 고해자에게 용서를 선포해 주는 공동체적 화해의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정교회와 성공회에는 아직 고해성사의 전통이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개신교에서는 신부도 나약한 인간인데 죄의 고백을 들으면 고해자의 치부를 기억하거나 고해자의 비밀을 지켜 주지 못한다는 의구심을 가집니다. 그렇지만 천주교 신부는 사죄권을 함부로 남용하거나 고해의 비밀을 누설하는 경우 교회법에 따라 사제 직무가 정지되고 때로는 자동 파문의 제재를 받을 정도로 엄격한 처벌을 받습니다. 고해소는 고해자에게 하느님 자비를 체험하는 장소이지만 동시에 사제들에게는 사죄의 권한을 지닌 교회의 직무를 수행하는 봉사의 자리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