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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어센터 어르신 영적돌봄, 본당이 나섰다

서울 염리동본당, 센터 배려로 시립마포실버케어센터 찾아 매달 어르신 미사 봉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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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염리동본당 주임 황인환 신부가 9월 21일 시립마포실버케어센터에서 어르신들에게 성체를 분배하고 있다.


“감사합니다, 하느님. 영광, 찬미받으소서.”

9월 21일 서울 공덕동에 위치한 시립마포실버케어센터에서 특별한 미사가 봉헌됐다. 서울대교구 염리동본당 주임 황인환 신부 주례로 센터에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위해 거행된 미사다. 대부분 심한 치매로 가족을 떠나 센터에서 사는 이들. 미사는 평범하면서도 독특했다. 한 할머니는 사제가 영성체 예식을 위해 홀로 기도하는 중에도 큰 목소리로 하느님을 찬미하는 기도를 바쳤다. 스스로 성당을 찾아갈 수는 없는 상태이지만, 신앙만큼은 굳건하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하는 듯했다. 미사 후 한 할머니는 연신 “고맙고 미안하다”고 되뇌었다. 좋은 자리를 마련해줬지만 그만큼 그간 제대로 기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할머니는 파견 성가를 마치고 문을 나서는 순간까지도 기도를 위해 포갠 손을 풀지 않았다.

서울 염리동본당은 지난 4월부터 매월 넷째 주 목요일마다 센터를 찾아 미사를 거행하고 있다. 센터 측이 천주교 신자인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위한 미사를 먼저 요청한 것이다. 그렇게 본당의 사목적 배려와 기관의 요청으로 본당 밖에서 거룩한 전례가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는 센터에서 요양보호사로 일하고 있는 정윤숙(요안나, 서울 용산본당)씨의 힘이 컸다. 정씨는 “신자 어르신들을 위해 새벽마다 가톨릭평화방송 TV ‘매일미사’를 틀어드리곤 했는데 그때마다 어르신들이 신앙에 목말라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면서 “센터 안에서 의견을 모아 염리동본당에 미사를 요청했고, 본당에서 흔쾌히 허락해 준 덕에 자리를 마련할 수 있었다”고 기뻐했다.

미사에 참여하면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모습도 달라졌다. 정씨는 “평소엔 말하는 것도 어려워하시지만, 대부분 미사 중에는 또렷하게 말씀하시면서 기도하신다”면서 “다시 하느님을 만날 수 있게 해줘서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하는 분도 계신다”고 설명했다.

센터 측의 적극적인 배려도 맞아떨어졌다. 시립마포실버케어센터 서두영 사무국장은 “센터 운영을 개신교 재단이 맡고 있어 미사를 봉헌하기 위해선 재단 동의가 필요했는데, 흔쾌히 허락해준 덕에 일사천리로 준비할 수 있었다”면서 “배려라기보다 당연한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매달 센터를 찾아 미사를 봉헌하고 있는 황인환 주임 신부는 센터 측에 공을 돌렸다. 황 신부는 “센터가 성당에서 가까워 그때마다 안에 계신 분들을 떠올리며 어르신들의 신앙을 챙기지 못하는 것에 마음의 짐을 느끼곤 했다”면서 “고맙게도 센터 측이 먼저 제안해준 덕에 미사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황 신부는 “가을 중에는 문화행사도 함께 준비할 계획”이라며 “어르신들의 영적 돌봄을 위해 본당 역시 적극 협조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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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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