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 일치의 여정] (28) 천주교와 개신교 신자가 함께 할 수 있는 것
사목자와 목회자 사이의 형제애적 관계는 서로 친교의 영성을 증진하는 으뜸가는 수단이다. 또한, 그리스도인 일치를 위해서는 공동선 추구를 위한 공동체 간의 연대, 서로 다른 심신과 영성의 다양한 전통을 배우고 인정하는 일도 중요하다.
일치 운동은 영적 일치를 위한 기도와 전문 신학자들의 대화 외에도 그리스도 복음 정신을 실천하려는 모든 그리스도인의 협력과 연대에서도 중요하게 표현됩니다.
먼저 일반 신자들은 다른 전통에 속해 있는 그리스도인과 일상적인 우정 관계를 유지하면서 그들에 대하여 관대하고 개방적인 자세를 가지는 것입니다. 각자의 고유한 전통에 계속 충실하면서도 다른 이들의 전통을 무시하거나 그들의 정서를 해치는 태도와 언행을 삼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대로 함께 모여서 기도하는 것은 일치 운동의 중요한 기초입니다.
다양한 전통에 속하는 사목자와 목회자들 사이의 우정 어리고 형제애로 묶인 관계는 친교의 영성을 증진하는 데에 으뜸가는 수단입니다. 사목자가 보여 주는 모범은 그리스도인 일치에 관한 문제에서 신자들이 받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가르침이 됩니다. 따라서 사목자는 지역 차원에서 정기적으로 또는 전례력의 중요한 시기에 기도와 형제적 교류를 위하여 다른 전통의 성직자를 만날 수 있으며, 그들의 개인 생활이나 사목 생활에 중요한 일이 생기는 경우 연대성을 보여 줍니다. 이러한 관계는 상호 신뢰와 관심,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리스도와 교회에 대한 사랑의 증거가 됩니다.
그리스도인 일치에 힘쓰는 지역 공동체 차원에서도 일치 운동에 협력할 수 있습니다. 먼저 각 교단의 주요 행사와 특정 프로그램에 관한 정보를 서로 교환합니다. 그리고 상호 교단의 구성원이 함께 일하고 대화하며 분열과 오해를 극복하여 일치를 이루기 위한 기도와 활동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그리스도인으로서의 공동 증언과 봉사를 할 수 있도록 직접 지원하기도 합니다. 또한 “인간 존엄성의 올바른 존중을 위하여, 또는 평화 증진을 위하여, 또는 복음의 사회 적용을 위하여, 또는 그리스도교 정신으로 학문과 예술을 진보시키기 위하여, 그리고 또 기아와 재난, 문맹과 빈곤, 주택난이나 불공정한 부의 분배와 같은 현대의 곤경에 대한 온갖 대책을 마련하기 위하여 협력이 필요”(일치 교령 12항)합니다.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이 「찬미받으소서」 등을 통하여 강조한 생태계 파괴와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한 환경 보호 운동에 동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여러 전통의 영적 지도자와 학자들의 저서와 가르침에서 뽑은 성경 해설을 출판하거나 성경과 관련된 영적 갈증 해소를 위하여 시청각과 전자 미디어 매체를 활용한 성경 공부 프로그램이나 자료를 함께 마련할 수 있습니다.
그 밖에도 신학자들 사이의 대화도 중요합니다. 이들은 성경에 대한 공동 연구와 번역 작업 등을 통하여 상호 이해를 추구할 수 있습니다. 특히 그리스도인 분열 이전 시대에서 유래한 공통 전통을 재발견하거나 분열 뒤 수 세기 동안 다양한 전통에서 유래된 신학적, 영적 자원을 공동으로 연구하여 출판할 수도 있습니다. 성모님을 하느님의 어머니로 여기고 성모님의 동정성을 존중하는 가톨릭교회와 정교회, 그 밖의 다른 교회들은 성모님에 관한 전례 거행과 교리 선언, 기도와 신심에 반영된 초기 그리스도교의 증언을 함께 연구하며 서로 다른 심신과 영성의 다양한 전통을 배우고 인정하는 일을 장려할 수 있습니다. 끝으로 서로의 교회에서 인정하는 영적 스승들과 성인들의 생애와 가르침에 관한 문헌을 공동 연구하면서 영적 쇄신의 원천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