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0~22일 한국 프라도사제회 총회에서 자립 프라도 제3기 한국책임자로 선출된 류지현(대구대교구 죽전본당 주임) 신부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사제라는 프라도사제회의 정체성을 더 굳건히 다지겠다”고 밝혔다.
프라도회 카리스마 심화
류 신부는 “1기 때에는 자체적으로 프라도회 지침서를 마련하는 등 기본 틀을 다졌고, 2기에서는 프라도회 공간을 마련하고 아시아 최초로 자체 ‘양성의 해’를 시작했다”며 “3기에서는 1, 2기가 닦아 놓은 기반으로 프라도회 카리스마를 심화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2025년 한국 프라도 진출 50주년을 앞두고 있고, 현재 회원 숫자도 170여 명으로 늘어나 사제 관리를 체계화하는 작업에 중점을 두겠다”고 전했다.
신학생 때부터 가난한 삶에 관심이 많았던 류 신부는 1996년 사제품을 받은 후 바로 프라도회에 들어가 30여 년 가까이 프라도 사제로 살고 있다. 류 신부는 “복음 연구를 삶의 중심으로 삼고 살아가는 모습이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특히 연배 높은 신부님도 굉장히 겸손한 모습으로 사목 현장에서 투신하는 모습을 보곤 프라도사제회의 문을 두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프라도사제회의 가장 큰 정체성은 가난한 이들 안에 현존하는 예수 그리스도를 섬기는 삶이다. 류 신부는 “프라도회 창설자인 복자 앙투완느 슈브리에 신부님이 가르쳐 주신 ‘구유’(가난), ‘십자가’(자기 자신의 죽음), ‘감실’(사랑)의 자리를 살아가는 게 이 시대 가난한 이들의 복음화를 위한 삶”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성 받은 프라도 사제들은 사목 현장에 나가 신자를 중심으로 살아가는 삶, 그중에서도 가장 힘없고 존재론적 가난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더 관심을 갖고 우선적으로 배려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프라도 사제들 스스로도 영적, 물질적으로 가난한 삶을 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그동안 한국책임자 신부들은 전국 교구장 주교에게 프라도 사제들을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파견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말보다 행동으로
“모든 교구 신부님들 역시 가난한 이들의 복음화를 위해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혹이 많은 시대입니다.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며 투신하는 모습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양성 받은 저희 프라도 사제들이 한국 교회 안에서 조금이나마 귀감이 되길 기대하고, 그 모습이 널리 퍼지길 바랍니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