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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면 받으면 개신교 신자와 혼인 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인 일치의 여정](36) 천주교 신자가 개신교 신자와 혼인을 해도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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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일반 알현이 끝난 후 신혼부부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최근 결혼한 부부가 예복을 입고 일반 알현에 참석한 뒤 교황에게 특별한 축복을 받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사진=OSV

관면 혼인할 때 개신교 신자 배우자는
천주교 신자 배우자의 신앙생활 보장하고
태어날 자녀에게 가톨릭 세례 받게 할 것 서약



천주교는 신앙의 유익을 위하여 천주교 신자 사이의 혼인을 권장합니다. 같은 천주교 신앙을 지닌 부부의 출산을 통하여 이루어질 가정 교회의 뿌리를 견고히 하기 위해서입니다. 다양한 사회 속에서 혼인 상대자가 꼭 같은 천주교 신자가 아닌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 경우 천주교 신자는 관면을 받아 개신교 신자와 혼인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관면 혼인에서 개신교 신자인 배우자는 천주교 신자 배우자의 신앙생활을 보장하며, 태어날 자녀에게 가톨릭 세례를 받게 하고 신앙 교육을 시킬 것을 서약해야 합니다. 개신교 신자가 명시적으로 이를 거부할 경우 본당 신부는 면담과 대화를 통하여 신중하게 처리해야 합니다. 혼인과 관련된 까다로운 상황은 혼인법 전문가나 교회 법원에 문의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가톨릭교회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우신 교회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고자 혼인의 성사적 가치를 높이 평가합니다. 혼인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신뢰의 약속과 가정의 탄생은 교회의 기초 단위인 가정 교회를 이루는 은혜이며 축복이기 때문입니다.

개신교에서도 혼인은 하느님께서 복을 내리시는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천주교와 달리 개신교는 혼인을 예수님께서 직접 교회에 세우신 성사의 하나로 인정하지는 않습니다. 개신교에서는 목사가 주례하는 혼인 예식은 있지만, 천주교처럼 혼인법을 마련하여 혼인할 사람의 인격적 장애나 합법적 혼인에 장애를 가진 이를 사제가 면밀하게 검토하는 혼인 면담이나 혼인성사의 집전은 없습니다.

천주교와 개신교는 모두 혼인의 단일성을 가르칩니다. 곧 혼인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창조 질서에 속하기에 일부다처제나 중혼, 축첩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개신교에서는 이혼을 하느님 앞에서 책임져야 하는 혼인 당사자의 일로 보아 교회가 관여하지 않는 반면, 천주교에서는 혼인이 예수님께서 세우신 성사이기에 이혼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마르 10,9)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입니다.

천주교 신자가 혼인성사를 받지 않고 사회 혼인을 할 경우 성사 생활에 장애가 발생합니다. 이를 ‘혼인 무효 장애’(조당)라고 부릅니다. 이들이 정상적인 성사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교회법에 따라 장애를 풀어야 합니다. 또한 혼인성사로 맺어진 부부가 사회법적 이혼 뒤 재혼을 할 경우 성사 생활을 하려면 처음 맺어진 혼인이 원천적으로 무효임을 선언하는 교회적 절차가 필요합니다.

천주교 신자와 개신교 신자가 혼인할 경우 이따금 가정 문제가 되는 경우도 없지 않습니다. 개신교 신자 시부모가 천주교 신앙을 인정하지 않아 주일 미사에 참석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하거나, 천주교 신자가 아닌 배우자로 말미암아 가정에서 천주교 신앙을 지켜나간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천주교 신자는 말 없는 침묵의 증언을 통하여 가정 안에서 천주교 신앙을 증언하고 선교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신앙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갈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교회 문헌 ⓒ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 위원회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3-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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