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가난해서 제대로 못 배우고 억척스럽게 살았어요. 일흔이 훌쩍 넘은 할머니가 된 지금, 가난한 나라 어린이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제겐 큰 기쁨이고 행복입니다.”
최복련(가타리나, 75, 인천교구 용현5동본당)씨는 2016년부터 해외 어린이 교육 후원단체인 사단법인 올마이키즈에 꾸준히 기부해온 숨은 자선가다. 연말에도 어김없이 “학교 건립에 써달라”며 1억 4000만 원을 쾌척했다. 자신의 것을 기꺼이 나누고 따뜻한 사랑 실천을 이루는 자선을 7년째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최씨가 지금까지 올마이키즈에 기부한 누적 성금은 3억 5165만 원에 이른다.
최씨는 ‘내가 가진 돈은 내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맡기신 것’이란 믿음으로 2016년 처음 5000만 원을 기부하며 올마이키즈와 인연을 맺었다. 여유가 있어서 나누는 게 아니었다. 가난 속에 자라 제대로 배우지 못했고, 봉제공장 노동자 등 안 해본 일이 없었다. 힘겨웠던 평생의 경험을 주님 사랑으로 치환해 자선을 행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첫 성금은 캄보디아 캄퐁톰 지역에 있는 품팡본당 성모유치원을 재건축하는 데 쓰였다. 이후 최씨는 필리핀과 콩고민주공화국 등 어려운 국가가 어린이 교육시설을 갖출 수 있도록 나눔을 이어왔다.
그는 기부에만 그치지 않고, 최근 올마이키즈 이사장 김영욱 신부와 필리핀 안티폴로 초등학교를 직접 방문했다. 외진 산골짜기 마을에 있는 초등학교는 2017년 최씨의 기부금 덕에 튼튼한 새 건물이 된 곳이었다. 교실 2개엔 최씨의 두 손자 세례명 ‘다윗’과 ‘마르티노’가 새겨졌다. 일흔의 할머니는 따뜻한 미소로 어린이들이 희망을 잃지 않도록 연신 힘을 실어줬다.
최씨는 학생들에게 “여러분을 사랑한다”며 따뜻한 말도 잊지 않았다. “여러분! 나이가 많든 적든, 남자건 여자건, 필리핀에 살든 한국에 살든 우리는 모두 하느님 안에 한 형제자매예요. 저는 여러분을 절대 외면하지 않을 거예요. 우리 서로를 위해 기도해줍시다.” 최씨는 그렇게 자선과 사랑 나눔을 이어갈 뜻을 거듭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