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 손서정씨와 김율옥(성심수녀회) 수녀, 경쟁이 아닌 함께하는 가톨릭 교육의 강점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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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의 ‘가톨릭교육학’ 박사가 탄생한다. 가톨릭대학교가 2019년 국내 유일 일반대학원 교육학과에 가톨릭교육 전공을 개설한 후 처음으로 박사학위자를 배출하게 된 것이다.
주인공은 1기 손서정(베아트릭스)씨와 5기 김율옥(성심수녀회) 수녀다. 최근 논문 심사를 통과한 두 사람은 2월 박사 학위 취득을 앞두고 있다. 손씨는 ‘삶을 살리는 청소년 평화 교육을 위한 모형 개발 연구’, 김 수녀는 ‘가톨릭 교육자 되어가기에 대한 내러티브 탐구’를 주제로 논문을 썼다.
손씨는 2015년 아일랜드 트리니티칼리지 더블린에서 국제평화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평화교육자’다. 졸업 후 스위스 제네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에서 인턴으로 일한 그는 한국에 돌아와 평화 운동에 매진했다. 손씨는 교육 봉사를 하면서 교육의 효과를 깨달았고, ‘평화 교육’에 관해 연구하고자 가톨릭교육 전공을 택했다. 그리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대교구장 시절 펴낸 「삶을 살리는 교육」에서 영감을 얻어 청소년들이 자기 삶을 포기하지 않고, 평화를 누리며 살도록 토마스 그룸 사상을 바탕으로 교육하는 모형을 개발했다.
가톨릭교육학 1호 박사가 본 가톨릭 교육의 강점은 뭘까. 손씨는 “우리나라 모든 교육이 옆에 있는 친구나 동료를 이겨야 하는 경쟁 위주 교육이라면, 가톨릭교육은 한 명도 예외 없이 모두 다 함께 가는 ‘사랑의 교육’”이라고 설명했다.
“제가 한 학기 동안 가톨릭 고등학교 1학년 전원을 대상으로 평화 교육을 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소수의 성적 좋은 아이들만 이끌고 가는 다른 학교와 달리, 단 한 명도 도태시키지 않고 모두 함께하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죠. 가톨릭교육은 학습자들의 삶을 다 경청해요. 삶에서 가장 큰 문제가 뭔지, 관심 가는 것은 뭔지를 알아내 수준에 맞게 교육하죠. 앎과 삶을 통합할 수 있는 ‘살아있는 교육’을 지향하는 것이 가톨릭 교육입니다.”
손씨는 또 “가톨릭교육 전공 역시 대학원생들이 서로를 좋은 동료로 지지해주는 분위기였다”며 “그 덕에 용기와 힘을 얻고 박사 학위를 따게 됐다”고 웃었다.
중학교 윤리교사였던 김율옥 수녀는 교육 수도회인 성심수녀회에 입회, 1994년부터 성심여자고등학교에서 소임을 이어오고 있다. 김 수녀는 8년간의 학교장 임기를 마친 2021년 가톨릭 교육을 더 깊이 배우고자 가톨릭교육 전공에 입학했다. 이전까지는 가톨릭 교육 철학을 익힐 마땅한 곳이 없어 ‘가톨릭 학교 교육 포럼’ 단체에서 활동하며 교육 철학을 연구했다.
김 수녀는 “교사들이 모든 학생을 소중히 여기고, 동료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가톨릭 교육의 강점”이라며 “가톨릭 학교에서 일하는 신자ㆍ비신자 교사는 물론, 일반 학교의 신자 교사들도 모두 가톨릭 교육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특성이 가톨릭적이라는 것을 많은 사람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껏 교회 안에서 가톨릭 교육의 초점은 주로 본당과 주일학교에만 맞춰져 있었지만, 이를 넓혀 가톨릭 교육의 참된 목표인 전인교육과 복음화가 곳곳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