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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째 봉사 넘어 사랑으로 맺어온 우리는 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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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연수본당(주임 이민주 요한 세례자 신부) 레지오마리애 단원들은 24년째 매월 첫 주일 인천 해성보육원을 찾아 봉사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지난 7일 시설 밖 쌓인 눈을 치우고 청소한 그들은 “순수함으로 사랑을 안겨주는 원아들에게 더 자주, 더 많이 사랑을 나누지 못함이 아쉽기만 하다”고 말했다.

봉사활동은 학대, 가족 해체, 질병 등으로 보호 없이 내몰린 0~6세 영유아들을 돌보는 해성보육원을 알게 된 한 단원 제안으로 2001년 1월 시작됐다. 현재 ‘사도들의 모후’ 쁘레시디움(단장 유준상 다미아노) 단원 12명, ‘영원한 도움의 성모’ 쁘레시디움(단장 최광휘 세실) 단원 6명, ‘성인들의 모후’ 쁘레시디움(단장 이문재 세베리노) 단원 10명이 참여하고 있다.

단원들은 한시적이지 않은 봉사를 바라는 보육원 부탁대로 환경정화와 수목 정리 등 시설물 관리나 원아들을 데리고 가는 원외 견학처럼, 거창한 도움보다는 아이들 안전과 즐거운 생활을 위해 활동한다. 고령의 단원들이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봉사활동 날이면 모든 단원에게 연락해 카풀을 제공하는 등 젊은 단원들의 소소한 헌신도 크나큰 원동력이 된다.

원아들과 주고받는 사랑 속에 맺어지는 돈독한 유대감은 봉사활동 최고의 기쁨이다.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던 한 단원은 보육원 아이를 학급 학생으로 우연히 재회해 각별한 애정으로 보살폈던 옛일을 하느님의 선물이라고 고백한다.


2001년 첫 봉사활동부터 참여해 온 유주상 단원(요한 사도·‘영원한 도움의 성모’ 쁘레시디움)은 “따뜻한 봄날 실외 활동 중 아이들이 보여주는 해맑은 얼굴은 봉사자들에게 가슴 뭉클한 사랑으로 돌아온다”며 “우리가 오히려 아이들에게 받는 게 많다”고 역설했다.

실외 봉사를 펼치다 보니 폭염과 한파처럼 날씨로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단원들은 보육원 수목의 종류, 심지어 계절별로 어떤 꽃이 피어나는지도 알 만큼 보육원을 보금자리처럼 받아들이며 봉사한다. 아이들의 가슴 아픈 사연들을 떠올리면 “우리가 작은 가족이 되어주자”는 진심이, 냉음료와 따뜻한 차로 소소한 힘이 돼주는 보육원 수녀들 응원에는 “진심으로 화답하자”는 의지가 샘솟기 때문이다.

주임 이민주 신부는 “시간이 흘러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단원들은 많이 바뀌었지만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려는 그들 마음은 24년 전과 다름없다”며 “단원들끼리도 기꺼이 서로 헌신하고 솔선수범하는 모습은 형제애를 돈독히 하는 신앙공동체의 모범”이라고 말했다. 이어 “본당과 비슷한 나이로 영글어 가는 봉사 여정이 올해 30주년을 맞이한 본당 사목에 ‘아름다운 동행’의 이정표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주헌 기자 ogoy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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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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