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 일치의 여정] (43) 천주교와 개신교 신자가 함께 기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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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 일치 이루는 중요한 방법 ‘기도’
그리스도인 일치 지향으로 개인 기도하거나
공적 재난이나 애도 시기 등에 공동 기도
다른 공동체 전례 예식 참관할 수도 있어
가톨릭교회가 추진하는 일치 운동의 형태 가운데 가장 기본이자 중요한 기준은 ‘영적 일치 운동’입니다. ‘영적 일치’란 세례성사로 삼위일체 하느님과 결합된 그리스도인을 하나로 묶어 주는 ‘모든 일치 운동의 혼’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천주교와 개신교 신자가 함께 기도하는 것은 아주 바람직합니다. 또한 일치를 위한 기도는 그리스도인 일치를 이루는 중요한 길입니다. 이 기도로 성령의 인도를 받는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 나라와 교회의 일치를 새로운 방식으로 바라보게 되고, 그리스도인 간의 친교의 유대를 깊이 가지게 됩니다.
영적 일치 운동에서 함께하는 그리스도인들의 기도는 개인 기도와 공동 기도로 나뉩니다. 개인 기도를 할 때는 그리스도인 일치를 지향으로 매일 기도나 신심 행위(묵주 기도, 성체 조배 등)를 봉헌하거나 서로의 어려움과 고난을 그리스도의 수난에 동참하며 이겨내고자 하는 기도를 바칠 수 있습니다. 또한 성찬례 거행 때 우리가 하나 되도록 사제가 성령께 청하는 일치의 청원 순간에 적절한 주의를 기울일 수 있고, 금식과 참회와 개인적 회개로 그리스도인 일치를 추구할 수도 있습니다.
공동 기도는 예수님의 말씀을 따릅니다.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마태 18,19-20) 바오로 사도는 “성령에 힘입지 않고서는 아무도 ‘예수님은 주님이시다’할 수 없다”(1코린 12,3)라고 합니다. 성령께서는 그리스도인들이 기도하러 모일 때마다 그들의 마음을 움직여 주시고 기도하는 법을 가르쳐 주십니다. 성령께서는 그리스도인 일치의 원천이시기 때문입니다. “‘일치를 위한’ 기도나 일치 운동을 위한 모임과 같이 특수한 상황에서 가톨릭 신자들이 갈라진 형제들과 함께 모여 기도하는 것은 허용될 뿐 아니라 오히려 바람직한 일이다. 이와 같은 공동 기도는 분명 일치의 은총을 얻는 참으로 효과적인 방법이며, 가톨릭 신자들과 갈라진 형제들을 지금까지 결합시켜 온 유대의 진정한 표지이다.”(「일치 교령」 8항) 필요하다면 그리스도인들이 다른 공동체의 전례 예식을 제한적으로 참관할 수 있습니다. 타 교파의 예식을 참관하는 것은 서로의 공동 기도를 더 잘 이해하고 또한 때때로 공동의 뿌리에서 발전한 전례 전통들을 좀 더 깊이 나누는 기회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교회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매년 1월 18-25일)이나 그리스도인 일치를 위한 공식적인 모임, 공적인 재난이나 애도의 시기, 세계 평화와 정의, 가난과 굶주림과 폭력 완화, 가정의 존엄성 존중 등의 인간적 요구와 공동 관심사에 함께 기도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