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새남터본당 주임 백남일 신부, 11일부터 7월간 진행되는 교육 참여 요청
“한국 교회는 순교자들의 피로 세운 교회입니다. ‘순교 영성’은 교회의 가장 중요한 영적 자산이자 자양분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교회 안에서 순교자들과 그 영성이 오래된 유물처럼 여겨진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하지만 신앙 선조들은 그리 먼 시대 사람이 아니며, 지구촌 곳곳에선 아직도 순교가 진행형입니다. 그래서 신자들이 더 쉽게 순교 영성을 이해하고, 삶에서 실천하도록 돕고자 알찬 배움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한국에 입국한 첫 사제’ 복자 주문모 신부와 ‘한국인 첫 사제’ 성 김대건 신부가 나란히 순교의 영광을 누린 곳. 서울대교구 새남터 순교성지에서 만난 백남일(새남터본당 주임,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신부는 “순교 영성 대중화와 순교 신심운동 활성화를 위해 특강을 시작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새남터성당에서는 11일부터 11월 14일까지 격주 목요일 오후 2~4시 ‘순교 영성 아카데미’가 장장 7개월에 걸쳐 16회 열린다.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산하 순교영성연구소(소장 한진욱 신부)가 기획했다. 심포지엄 등 그간 학문적인 접근을 넘어 신자들 눈높이에 맞춘 쉽고 다채로운 관점과 주제로 순교 영성을 다루기로 한 것이다. 순교 영성을 성경·프란치스코 교황 문헌·교회사적·심리학적 차원 등 다양하게 바라볼 강연들이 준비돼 있다. 특히 새남터성지는 초기 교회 주역들(성직자 11위·평신도 지도자 4위)이 피로 신앙을 증거한 곳이기에 순교 신심을 익히기에 최적의 장소다.
백 신부는 “이 거룩한 땅에서 순교자들과 현대 우리 삶을 함께 돌아보는 것은 뜻 깊은 일”이라며 “성지가 우리 삶에서 먼 곳이 아니라는 중요한 사실도 일깨워준다”고 설명했다.
“우리 새남터성지를 비롯해 많은 성지 가까이에 아파트와 도로 등 일상의 익숙한 모습들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무심코 지나가고 거쳐 가는 일상적인 공간이 실은 우리 선조들이 순교라는 최상의 신앙고백을 한 곳이었다는 뜻이죠. ”
백 신부는 또 “적지 않은 신자가 순교자들을 지나간 역사 속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20세기 초부터 지금까지도 수많은 순교자가 탄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곳곳에서 그리스도교 탄압이 자행되고, 그리스도교 국가에서도 교회에 대한 도전이 벌어지는 현상을 짚은 것이다. 백 신부는 “그래서 우리는 순교를 바라보는 시선을 재정립하고, 순교자들에 대해 꾸준히 이야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순교영성아카데미’는 교회 내 다양한 전문가들이 강단에 오른다. 11일 첫 강의는 ‘해외 선교사의 삶을 통해 나누는 순교 영성’을 주제로 초대 안동교구장 두봉 주교가 맡는다.
순교 영성에 관심 있는 이는 누구나 수강할 수 있다. 백 신부는 “양질의 특강을 통해 순교 영성을 되새기고, 의미를 서로 나누는 값진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청 및 문의 : 02-3275-1485, http://www.kmartyr.or.kr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