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청년 사목을 위해 ‘가정 사목’에 힘쓰고 있는 사제가 있다. 부산교구 첫 지구단위 청소년 사목 전담 사제 임성환(하단지구 청소년 사목 전담) 신부다. 임 신부가 젊은이들을 만난 경험을 토대로 청소년·청년 사목 활성화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새로운 길’에 나선 것이다. 임 신부의 청소년·청년 사목 이야기를 들어봤다.
“청소년·청년이 공동체로 돌아오려면 자신이 소중한 존재임을 느껴야 합니다. 그 출발은 가정의 부부가 서로를 대하는 모습에서 비롯된다는 데 착안해 ‘부부 중심 가정 교육’을 계획해 실행 중입니다. 이를 통해 젊은이들이 ‘공동체의 참맛’을 느낀다면 그들 신앙 또한 더욱 깊어질 겁니다.”
임 신부는 2020년부터 하단지구 청소년 사목 전담 사제로 사목 중이다. 그러나 의욕이 무색하게도 부임하자마자 발생한 코로나19 팬데믹은 사제의 손발을 꽁꽁 묶어버렸다. 그 여파는 지금까지 남아있다.
코로나 여파, 위기를 기회로
“그 전에도 좋았다고 할 순 없지만, 팬데믹 이후 지구 내 청소년·청년 사목은 사실상 악화일로입니다. 14개 본당에서 지구 행사에 참여하는 초등부 신자 수는 300여 명 정도이고, 중·고등부 참여자는 이의 절반, 청년부는 100명이 채 되지 않습니다. 본당 주일학교 가운데엔 초등부가 3~4명에 불과한 곳도 있지요.”
교회의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 하지만 임 신부는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청소년·청년 신자는 줄었지만, 이들에게 ‘깊이 있는 신앙’을 전달하는 데에는 지금이 최적의 환경이라는 게 임 신부 생각이다.
“저출산 사회에서 인구 자체가 줄어드는데, ‘신자 수’가 감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이젠 ‘신자 수’에 집착하기보다 ‘신앙의 질’을 높이는 게 중요하죠.”
임 신부는 그렇게 사목의 방향을 선회했다. 지구 단위 행사에서 청소년·청년을 챙기는 것은 물론, 그들이 신앙을 갖는 출발점인 ‘가정’, 그 가운데 ‘부부’에 주목한 것이다. 핵심은 부모와 자식이 아닌 ‘부부’ 자체에 집중하는 것. 임 신부는 “청소년·청년들이 더욱 깊은 신앙을 지닐 수 있게 하려면 서로를 존대하고 경청하는 모습을 체득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했다.
“교회 미래인 청소년·청년의 신앙을 뿌리부터 더 굳건히 해야 합니다. 청소년·청년의 신앙 뿌리는 바로 가족입니다. 그 안에서 실마리를 찾는 거죠.”
불균형한 가정 구조
임 신부는 신앙의 뿌리가 돼야 할 가정 공동체 약화의 원인을 ‘불균형한 가정 구조’에서 찾았다. 불균형 구조로 인한 ‘소외’를 청소년·청년들이 ‘공동체의 맛’을 느끼지 못하는 원인으로 진단한 것이다.
“보통 어머니나 아버지 한쪽만 자녀 생활에 관여하는데, 그러면 다른 한쪽은 자연스럽게 소외되기 마련이죠. 이 고리를 끊어야 합니다. 부부 모두가 참여하는 교육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이유입니다. 가정 내 소외를 없애고 ‘환대와 경청’의 가정 문화를 이뤄야 함을 전하고 있습니다.”
임 신부는 ‘부부 중심 가정 사목 교육’이 교구 청소년·청년의 해 첫 번째 해인 ‘환대와 경청의 해’를 더욱 심화하는 바탕이 될 수 있다는 희망도 전했다. 가정에서부터 환대와 경청을 실천한다면 공동체 전체가 이를 심화하는 바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환대와 경청의 해’를 보내면서 각 본당 사제·수도자는 물론 어르신들까지 청소년·청년에게 더 관심을 갖고 지원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실천 방안을 두고 갈팡질팡하는 모습도 있지만, 이는 식별을 위한 필수 과정입니다. 가정부터 환대와 경청을 실천하며 성령의 인도를 따라간다면 분명 길은 열릴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