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순교복자수녀회가 설립한 ‘마뗄암재단’(이사장 이순이 수녀)이 5일 인천시 강화군 화도면 내리 일원에서 말기 암 환자를 위한 ‘가브리엘라 천사의 집’ 신축 기공식을 열었다.
‘가브리엘라 천사의 집’은 2022년 8월 난소암 말기로 투병 끝에 하느님 품에 안긴 고 김계숙(가브리엘라)씨가 남긴 유산 20억 원과 생전 그의 헌신을 지켜본 오빠 김성주(베드로) 에스제이아이엔씨 대표의 기부금 40억 원을 바탕으로 건립을 시작했다.
김 대표는 인사말에서 “평생을 근검절약하며 살다 암으로 눈감은 동생 김 가브리엘라의 유지를 받들어 어려운 암 환자들을 위해 저 또한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공식에는 한국순교복자수녀회 총장 이순이 수녀와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 김재록 회장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인천교구 총대리 이용권 신부 주례로 미사도 봉헌됐다. 이 신부는 강론에서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이곳이 생명의 존엄을 일깨우는 희망의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재단의 숙원이던 ‘가브리엘라 천사의 집’ 건립은 암 환자와 가족을 향한 재단의 헌신을 집대성하는 대표적 사업이다. 재단이 매입한 약 1만 6000㎡(4848평) 부지 위에 지상 3층, 연면적 1800㎡ 규모 건물이 들어선다. 2년 후 완공 예정이다.
‘가브리엘라 천사의 집’은 복음 정신을 바탕으로 영적 돌봄은 물론 의료와 간호·심리 상담 등 총체적 케어 서비스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환자와 그 가족이 일상에서 느끼기 어려운 평화로움 속에서 서로 사랑을 나누며, 삶의 고귀한 순간을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다각도로 지원할 방침이다.
총장 이순이 수녀는 “하느님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고 실천하는 것이 마뗄암재단의 존재 이유”라며 “마지막까지 누구도 외롭지 않고 충만한 사랑 속에서 주님 품에 안길 수 있도록 복음 정신으로 환자들의 아픔을 어루만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브리엘라 자매의 헌신에 감사드리며, 많은 분이 기도와 참여로 뜻깊은 사업에 더 힘을 보태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암 환자들은 현재 재단이 운영하는 피정의 집과 쉼터를 이용할 수 있으며, 모든 경비를 재단이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