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룬 바피아교구장 에마뉘엘 다씨 유팡 주교, 친교의 상징 되길 바라
서울 중구 cpbc 본사 지하 1층 역사전시실에서 만난 유팡 주교.
유팡 주교와 사장 조정래 신부를 비롯한 cpbc 임직원 등이 본사 지하 1층 역사전시실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저희 바피아교구에 세울 ‘성 김대건 신부 사목센터’가 카메룬과 한국 교회 간 친교의 상징이 되리라 믿습니다. 이곳을 찾는 모든 성직자와 신자들이 김대건 신부님의 정신을 본받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폭발적인 인구 증가에 힘입어 가톨릭 교세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대륙인 아프리카. 그 젊고 역동적인 생명의 땅에 ‘한국인 첫 사제’이자 순교 성인인 김대건 신부 이름을 딴 건물이 들어선다. 침실 80개를 갖춘, 피정과 교육·회의 등을 위한 사목 센터다.
14일 서울 중구 cpbc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 본사에서 만난 카메룬 바피아교구장 에마뉘엘 다씨 유팡 주교는 “부지는 마련한 상태이며, 공사 비용을 후원받고 있다”며 한국 신자들에게 많은 도움과 기도를 부탁했다. 그는 이날도 한국 교회 성인의 이름으로 지어질 사목 센터 건립을 알리고자 TV 매일미사 촬영차 본사를 방문했다. 유팡 주교의 TV 매일미사 방송은 30일 cpbc TV를 통해 방영된다. 당일 미사 후원금은 성 김대건 사목 센터 건립 비용으로 쓰일 예정이다.
농업기술학교 건립도 지원받아, 두 번째 방문
유팡 주교가 한국을 찾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지난해 7월 농업기술학교 건립을 지원해준 한국 교회에 감사를 전하고자 방한했다. 해외 어린이 교육 후원단체 ‘사단법인 올마이키즈(이사장 김영욱 신부)’와 인천교구 중3동본당 등을 방문했다. 카메룬에서 선교하던 ‘도움이신 마리아 수녀회’가 가교 역할을 했다.
유팡 주교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김대건 신부에 대해 배우면서 굉장히 감동했다. 사제로서도, 신자로서도 모범이 되는 인물”이라며 “카메룬 신자들에게도 널리 알리고자 새로 지을 사목 센터 이름에 김대건 신부를 넣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성 김대건 신부 사목 센터는 한국과 카메룬 교회가 먼 거리를 뛰어넘어 끈끈한 형제애와 친교를 유지한다는 귀한 증거가 될 것”이라며 “이는 하나 된 보편 교회와 시노드 정신을 상징하는 것으로, 앞으로도 두 교회 간 우정을 지속하고 싶다”고 전했다. 유팡 주교는 김대건 신부 무덤이 있는 미리내성지를 다녀와 기뻤다고도 덧붙였다.
서울 여의도동본당 후원에 감사
현재 바피아교구 성 김대건 신부 사목 센터 건립에 필요한 돈은 6만 유로(약 9000만 원). 총 공사 비용 14만 유로 가운데 8만 유로는 앞서 서울대교구 여의도동본당(주임 주경수 신부)이 후원했다. 지난 9일 본당 설립 50주년을 맞아 형제애를 실천하고자 유팡 주교를 초청, 미사를 봉헌하고 성금을 전달했다. 과거 로마에서 함께 신임 주교 연수를 받은 교구 총대리 구요비 주교도 미사를 공동집전했다.
1인당 국민총소득이 세계 150위인 빈국 카메룬에서도 바피아교구 지역은 유독 열악하다. 급증하는 신자 수와 비교하면 본당과 성직자가 한참 모자라 곤란한 처지다. 변변한 사제관도 없이 사는 사제들은 10개가 넘는 공소를 돌보느라 매일 오토바이를 타고 20㎞씩 달린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고자 유팡 주교는 취임 후 3년 동안 부지런히 국내외를 오가며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5년 안으로 본당 수를 41개에서 50개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또 교육을 중시하는 그는 “청소년을 위한 학교도 더 많이 세우고 싶다”고 전했다.
유팡 주교는 “한국 교회와 서울대교구가 cpbc를 통해 복음을 전파하는 모습에 정말 감탄했다”며 “작은 규모라도 좋으니 바피아교구도 교계 매체를 운영하는 날이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