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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교구 나바위성지, 집중호우로 피해 입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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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8일부터 10일까지 전라북도 일대에 쏟아진 폭우로 전주교구 나바위성지(주임 강승훈 요한 사도 신부)가 피해를 입었다.

 

 

3일 동안 나바위성지가 있는 전북 익산 망성면에 내린 비는 419mm였다. 수마는 성지를 덮쳐, 성지 십자가의 길이 엉망이 됐다. 성지 내에 있는 화산은 야트막한 바위산이라 나무가 흙을 잡고 있는 힘이 약하다. 화산의 일부가 무너지며 십자가의 길로 토사가 덮쳤다. 화산 옆 수로의 물도 넘쳐 십자가의 길이 있는 자갈 바닥과 길 건너 논까지 모두 물에 잠겼다.

 

 

화산에는 이번 폭우로 쓰러지거나 부러진 나무가 즐비했다. 170여 년 전 금강을 거슬러 조선에 들어온 성 김대건(안드레아·1821~1846) 신부를 맞이했다는 ‘김대건 소나무’도 바로 앞 힘없이 꺾인 소나무 사이로 아슬아슬하게 서 있었다.

 

 

나바위성지는 국가 사적으로, 문제가 생길 때에는 익산시에 보고한다. 이번 수해로 인한 피해 사실을 확인한 익산시 관계자는 나바위성지가 신자들이 많이 찾는 곳이며 피해 정도가 심각해 우선순위로 복구 작업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비로 인근 농가도 큰 피해를 입었다. 나바위성지 주변에는 물이 좋은 금강이 흘러 비닐하우스만 3000여 동이 있다. 수박 비닐하우스 4개 동과 방울토마토 비닐하우스 6개 동의 농사를 짓는 김재복(마태오)씨는 “수박 수확을 이틀 앞두고 물난리가 났다”면서 “방울토마토 수확도 아직 80가 남았는데 비닐하우스가 물에 잠겨서 1년 농사를 다 망쳤다”고 전했다.

 

 

실제로 김씨의 비닐하우스 안은 엉망이었다. 수박은 진흙 속에서 뒹굴고 있었고 방울토마토 옆에는 아직도 물웅덩이가 고여있었다. 김씨는 지난해에도 꼭 같은 수해를 입었다. 5일간 물이 안 빠졌던 지난해보다는 나았지만, 아직도 바닥은 펄처럼 돼 장화를 신지 않고는 들어갈 수 없는 상태였다. 수해 대책으로 진행 중이던 20여 년 된 배수장의 장비 교체는 장비 제작에만 1년이 걸려 올겨울에야 교체 예정이었다.

 

 

7월 16일부터 대민 지원에 나선 군인들의 도움 덕분에 그래도 주민들은 숨통이 트였다. 김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대민 지원에 나선 육군 35사단 덕분에 위안이 된다”며 감사의 뜻을 비쳤다. 나바위성지는 지난해와 같이 올해도 피정의 집 1층 식당과 2층 강당을 대민 지원 장소로 제공했다.


박효주 기자 phj@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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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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