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사 증원 방침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대거 이탈한 가톨릭계 수련병원들이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들어갔다.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산하 8개(서울·은평·여의도·의정부·부천·인천·대전·성빈센트) 병원에 필요한 전공의 1091명을 뽑겠다고 보건복지부에 신청했다. 의료원 측은 올 3월 임용대상자 960명 가운데 임용포기 및 사직자가 881명인 것을 고려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인원을 이같이 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대구가톨릭대병원은 64명,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은 52명의 전공의를 선발하기로 했다. 대구가톨릭대병원은 임용대상자 124명 중 24명이 임용을 포기했고, 국제성모병원은 55명 중 44명이 임용 포기 및 사직했다. 부산성모병원과 포항성모병원은 각각 4명과 5명의 전공의를 뽑기로 했다.
가톨릭계 병원을 포함한 전국 수련병원들이 하반기에 모집하기로 한 전공의는 인턴 2557명, 레지턴트 5150명 등 7707명이다. 이른바 ‘빅5 병원’인 연세대학교세브란스병원이 729명, 서울아산병원이 423명, 삼성서울병원이 521명을 각각 신청했다. 서울대병원도 애초에 임용되지 않았던 1년차 인턴 159명을 포함해 모두 191명을 신청했다.
다만 의사단체들이 의대 증원 등 정부의 의료개혁 방침이 대한민국 의료 수준의 후퇴를 이끌 것이라고 주장하는 데다, 의사사회 특유의 폐쇄적인 문화 때문에 다수가 그만둔 상황이라 전공의들이 하반기 모집에 얼마나 응할지는 미지수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3월 기준 임용 대상 전공의 1만 3531명 중 임용 포기를 포함해 사직 처리된 인원은 7648명(56.5)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하반기 모집에 지원해 병원으로 돌아오는 전공의들에게는 전문의 자격 취득이 늦어지지 않도록 수련 특례를 제공하고, 군 복무 의무가 있는 남성 전공의의 경우 국방부, 병무청과 협의해 군 입영을 연기하는 특례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상도 선임기자 raelly1@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