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부모와 노인의 날’에 만난 사람 - ‘가톨릭 조부모 신앙학교’ 강사 이미영 수녀(살레시오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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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신앙전수는 세상의 좋은 것으로 끝나지 않아요. ‘지금 행복하다면 하늘나라는 얼마나 행복할까?, 지금 기쁘다면 하늘나라에서의 기쁨은 얼마나 클까?’하고 손자녀에게 이야기해주는 겁니다. 신앙전수는 세상의 보이는 것에서 보이지 않는 뿌리를 보게 하는 것이에요. 그 뿌리는 하느님이지요.”
영적 자존감 회복이 먼저
‘조부모와 노인의 날’(28일)을 앞두고 ‘가톨릭 조부모 신앙학교’ 강사 이미영(젬마, 살레시오 수녀회) 수녀를 만났다. 조부모 신앙학교는 서울대교구 사목국 노인사목팀(대표 나종진 신부)이 2022년 예비 조부모들이 신앙의 전수자로서 손자녀에게 가톨릭 신앙을 올바로 전수하도록 돕고자 개설했다. 수도회 입회 전부터 유치원 교사로 일해온 이 수녀는 30년 가까이 가톨릭 유아기관에 몸 담으면서 유아를 위한 생태 영성 교육에 힘써왔다. 이 수녀는 조부모 신앙학교에서 조부모들이 스스로 고귀한 존재임을 먼저 강조한다. 영적 자존감을 회복하도록 돕는 것이다.
“영적인 감수성은 보이는 것 너머 보이지 않는 본질을 볼 수 있는 감수성입니다. 세상의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을 만나는 것이죠. 조부모 스스로 영적 자존감을 회복하면 내 자녀를 대신해 손자녀를 돌보는 것이 기쁨이 되고, 손자녀에게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알려줄 수 있습니다.”
이 수녀는 “어린 손자녀들은 세상에 온 지 4~5년 정도 된 신비덩어리”라며 “아이들의 신비로움을 성장하게 하는 것은 상호작용하는 소통에 있으며, 마음의 영역을 키워주는 교육에 있다”고 강조했다.
“저는 어린 시절, 눈을 떴을 때 항상 할머니께서 묵주기도하시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온 가족이 묵주 기도를 아침 저녁으로 바쳤는데, 그때는 힘들었지만 자라고 보니 참 좋은 유산이 되었습니다. 말씀 안에 계신 예수님 이야기를 구연동화로 들려주는 것도 좋은 신앙 전수라고 봅니다.”
하느님이란 희망의 별 찾도록 도와야
이 수녀는 “아이가 실수했을 때 자책하지 않도록 지지해주고, 실수를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알려줘야 한다”면서 “마음의 근력이 생기면 가시밭길도 꽃길처럼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생의 밤 하늘에 어둠이 드리웠을 때 하느님이라는 희망의 별을 찾을 수 있도록, 매서운 겨울에는 봄날의 꽃길을 희망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조부모님들은 자녀를 정성으로 길러 하느님의 협력자로 살아오셨고, 이제 세상의 희망인 손자녀들을 동반하는 귀한 일을 하시는 분들입니다. 스스로 고귀한 존재임을 자각하시면서 든든한 사랑의 울타리로 희망의 모델이 되어주세요.”
이 수녀는 조부모들이 다른 육아관으로 겪는 자녀와의 갈등에 대해 “하느님께서는 우리 모두의 마음에 각기 다른 씨앗을 심으셨기에 갈등이 생기지 않는 상황을 바라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계에 어려움이 생겼을 때 상대방을 질책하기보다 어려움과 감정을 표현하면서 도움을 청하는 것이 평화를 찾는 방법”이라며 “그렇게 되면 서로 다른 것은 나쁨이 아니라 풍성함이 된다”고 조언했다.
한편, 노인사목팀은 가톨릭 조부모 신앙학교를 ‘가톨릭 50+ 조부모 학교’로 이름을 바꾸고 하반기 교육 신청을 받고 있다. 하반기 교육은 8월 27일부터 10주간 서울대교구청 강의실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