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선 신부가 강릉 헌혈의 집에서 50회째 헌혈을 하고 있다. 이현선 신부 제공
이현선 신부가 헌혈 봉사 50회 후 대한적십자사로부터 받은 헌혈 유공장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현선 신부 제공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헌혈이 50회가 됐습니다. 주님을 따른다는 생각으로 참여한 것이 조금씩 쌓여갔던 것 같습니다.”
헌혈로 따뜻한 생명 나눔을 실천하는 사제가 있다. 군종교구 동해본당 주임 이현선(해군 대위) 신부다. 이 신부는 지난 2일 강릉 헌혈의 집에서 헌혈 50회를 달성하고, 3일 대한적십자사로부터 헌혈 유공장 금장을 받았다.
이 신부가 헌혈을 시작한 것은 신학생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으로서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을 찾다 헌혈을 하게 된 것이다. 이 신부는 “당시 ‘나눔을 실천해야 한다’는 급한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며 “신학생이라 시간적·물질적으로도 여유롭지 않은 형편이었기에 ‘그렇다면 건강하면 할 수 있는 일을 하자’면서 헌혈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 신부의 헌혈은 2015년 사제품을 받은 후에도 꾸준히 이어졌다. 헌혈 규정에 따라 2개월 간격을 두고 연 5회 전혈 헌혈을 하는 것은 물론, 신학생 때보다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해 혈소판 등 성분 헌혈도 여러 차례했다. 2017년에는 한마음한몸운동본부를 통해 어려움에 처한 이에게 조혈모세포도 기증했다.
이 신부는 꾸준히 헌혈해올 수 있었던 것은 ‘주님의 도우심 덕분’이라고 했다. 이 신부는 “2018년부터 강원도 철원 지역에 있는 갈말본당 주임으로 사목했는데, 철원이 말라리아 의심 지역이라 헌혈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다”며 “2020년 입대 후 유예기간을 두고 다시 헌혈을 시작했는데, 이 또한 축복이라 여겼다”고 말했다.
이 신부는 내년 6월 전역해 본 소속 춘천교구로 복귀할 예정이다. 이 신부는 본 교구에 복귀한 후에도 변함없이 양 떼를 돌보는 목자로서 모든 것을 나눠주셨던 주님을 본받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교회 시각에서 헌혈은 예수님의 성혈을 나누는 것에 비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직접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나눔을 실천할 수 있다는 데 자부심을 느끼고 앞으로도 이를 실천해 나갈 것입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