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년 전 젊은이들이 함께 모여 꿈꿨던 새로운 세상, 그것이 옳음을 목숨 바쳐 증거했던 여정이 초기 한국 교회의 역사입니다. 그들이 그려온, 모두가 평등한 대한민국에 사는 이 시대 젊은이들에게 전하는 교황님의 메시지가 바로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의 주제 성구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 16,33) 입니다.”
2027 서울 WYD 지역조직위원회 사무총장 양주열 신부는 주제 성구의 의미를 전하면서 “예수님께서 용기를 내라고 하신 이유가 세상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가 이미 승리했기에 희망을 지니고 살아가라는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분단국가, 화해와 평화의 의미가 지구촌 어느 지역보다 절실한 우리나라에서 ‘희망’은 젊은이들이 결코 잊지 말아야 하는 덕목이다. 그러나 오랜 분단 등 일련의 상황으로 인해 젊은이들이 바라보는 희망의 빛은 자꾸만 희미해지고 있다. 이에 교회는 서울 WYD를 통해 젊은이들에게 그리스도의 승리를 바탕으로, 희망에 대한 용기를 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로고 제작에 비신자도 참여
이같은 의미는 서울 WYD 공식 로고에도 담겨 있다. 로고는 홍익대학교 환경미술연구소 학생 3명과 교수 2명이 참여해 제작됐다. 이들 중에는 비신자도 있다. 가톨릭교회를 넘어 전 세계 젊은이의 축제인 WYD의 의미를 로고 제작 과정에서부터 담은 것이다.
양 신부는 “우리나라 국기색으로 표현한 로고에서 빨간색은 피로써 신앙을 증거한 순교자들의 삶을, 파란색은 청춘인 젊은이들이 지닌 젊음을 상징한다”며 “각각 하늘과 땅을 향하는 모양이 결국 십자가를 만들어 내면서 한국 교회의 정체성을 드러낸다”고 말했다.
십자가 중심에는 노란 태양이 형상화돼 있다. 양 신부는 “분단국가가 화해와 평화의 여정으로 나아가는 방법을 고민하며 우리를 비추는 성령의 빛을 표현했다”며 “그리스도의 승리가 한반도를 비롯한 온 세상을 비추어 하느님 구원이 완성된다는 뜻을 지녔다”고 밝혔다.
한국적인 요소 담은 로고
서울 WYD 로고는 가장 한국적인 요소, 한글을 활용한 최초의 타이포그래피(글자 디자인화) 로고이기도 하다. 양 신부는 “비신자·외국인 구분 없이 서울 WYD 로고를 보면, 서울 WYD라는 글자를 알아볼 수 있다”며 “국내외 2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한국 교회하면 떠오르는 한국적 요소를 붓글씨체와 고딕체를 활용해 동서양의 화합을 로고에 담았다”고 전했다.
양 신부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젊은이들이 주제 성구처럼 용기를 내어 WYD 여정에 함께해주길 희망했다. “젊은이들이 젊은이답게 자신들의 신앙 고백을 할 수 있는 것, 그래서 희망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다른 사람들이 알아볼 수 있도록 용기를 가지고 서울 WYD 여정에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