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
사람과사회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듣지 못하는 이들에 소리 선물, 모두 하느님이 이끌어 주신 일

인공 달팽이관 수술 지원하는 ‘사랑의 달팽이’ 18년간 함께한 김민자(도미니카) 회장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사단법인 ‘사랑의 달팽이’를 이끌어온 김민자 회장은 18년 동안 소리를 듣지 못하는 이들에게 소리를 선물하고, 음악을 통해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하느님을 위해 훌륭한 봉사는 못 하고 제 마음으로 때워온 거예요. 그래도 하느님이 좋은 일 한 번 해보라고 계속 이끌어주신 거죠. 안 하려고 하는데도 자꾸 하게 되고, 그렇게 이어져 온 게 하느님의 뜻인 것 같아요.”

사단법인 ‘사랑의 달팽이’를 이끌어온 김민자(도미니카, 82) 회장은 “소리를 듣지 못하는 아이가 수술을 받고 똑바로 발음하는 걸 보면 마음이 흐뭇해지고, 부모들도 너무 좋아한다”면서 “사랑의 달팽이와 함께해온 세월 동안 기적 같은 일들이 많았다”고 회고했다.



정서적 지원 위해 연주회 열어

‘사랑의 달팽이’는 청각장애인에게 인공 달팽이관 수술 및 보청기를 지원해 소리를 찾아주고, 소리를 듣게 된 아이들의 사회적응을 지원해주는 사회복지단체다. ‘소리 없는 세상에 울림을’을 슬로건으로 그동안 2500여 명에게 인공 달팽이관 수술을, 4500여 명에게 맞춤형 보청기를 지원했다. 2000년 두 명의 어린이에게 인공 달팽이관 수술을 지원하며 시작된 사랑의 달팽이는 소리를 찾은 아이들을 정서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클라리넷앙상블을 창단해 2004년부터 정기연주회를 열고 있다.

“돌아가신 박기현 선생님이 제일 많이 생각나죠. 박 선생님이 저에게 회장직을 맡아달라고 2년 동안 설득하셨어요. 청각장애인들을 지극 정성으로 사랑한 박 선생님은 아주 훌륭하신 분이셨어요.”

김 회장은 이비인후과 진료차 아주대 병원을 찾았다가 고 박기현 교수와 인연을 맺어 사랑의 달팽이의 회장직을 맡게 됐다. 독실한 개신교 신자이면서 의사였던 박 교수는 청각장애인 후원사업을 계획했고, 뜻이 맞는 이들과 의기투합해 사랑의 달팽이를 꾸렸다.

핵심 가치인 ‘천천히 꾸준히 바르게’를 품고 사랑의 달팽이가 기어가는 동안 팬클럽 후원 문화를 통해 더 많은 청각장애인에게 소리를 찾아줬다. 가수 임영웅, 아이유, 뉴진스 등 많은 가수와 배우들의 팬클럽 기부가 사랑의 달팽이에 힘을 불어넣어 줬다.

“처음 연주회 때는 소리와 음정이 안 맞아 삑삑 소리가 많이 났는데, 지금은 너무 잘해요. 클라리넷이 사람의 목소리와 비슷해서 재활 효과가 있거든요. 수술받기 전에는 소외감을 느꼈던 아이들이 곡을 연주하면서 더 행복해지고 당당해졌어요. 연주회를 하면 엄마들이 감격해서 울어요. 인공와우 수술을 받고 음대에 진학해서 졸업한 후 우리 사무실에 와서 일하는 학생도 있어요. 그만큼 보람을 느끼는 거죠.”



남편 최불암씨와 후원 동반자

오랜 세월 남편과 함께 초록우산어린이재단도 후원하고 있는 김씨는 올 연말에 사랑의 달팽이 회장직을 내려놓는다. 40년 넘게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남편은 ‘한국인의 밥상’을 진행하고 있는 배우 최불암(프란치스코)씨다. 최씨는 아내의 오랜 염원과 기도의 결실로 6년 전 염수정 추기경에게 세례를 받았다.

“나이를 먹으면 친구도 없어지고 모두 고아와 같아져요. 세상을 떠난 친구들도 많아요. 내가 예수님을 믿길 잘했다고 생각하는 게 기댈 수 있고, 하소연할 수 있으니까요. 나의 딱한 사정을 말할 수 있는 존재죠.”

그의 마음에는 불교 신자였던 어머니가 가톨릭 세례를 받았던 날의 기쁨, 시어머니가 대세를 받도록 자신이 다리 역할을 했던 일이 세월은 지났지만 선명하게 남아있다.



모든 것은 하느님의 축복

김 회장은 “신앙이 있었기에 인생의 후반을 잘 다져가고, 삶의 의미를 더 찾아가기 위해 노력하며 살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온 것은 하느님의 축복”이라고 전했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4-11-20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11. 22

요한 1장 16절
그분의 충만함에서 우리 모두 은총에 은총을 받았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