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학상장(敎學相長).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에서 스승과 제자가 함께 성장한다.’ 인천교구 원미동본당 초등부 주일학교 교감 안별(엘리사벳)씨는 요즘 이 말을 절감하고 있다. 지난 8월부터 ‘생태환경’을 주제로 교리교육을 준비하면서 기후위기·창조질서 등을 부지런히 공부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학생들에게 모범을 보이고자 물건을 아껴 쓰는 등 일상에서도 꾸준히 환경 보호를 실천하고 있다.
“환경 보호에 관심이 없지는 않았지만, 따로 행동에 옮길 정도는 아니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한 학생이 ‘주보에 적힌 녹색 순교가 무슨 말이냐’고 묻더라고요. 그 궁금증을 해결해 주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저도 몰랐던 사실을 많이 알게 됐죠. 오히려 제가 아이들 덕분에 많은 걸 배운 값진 경험이었어요.”
인천교구장 정신철 주교는 2021년 사목 교서를 시작으로 “녹색 순교를 실천해 생태적 회개를 하자”고 교구민에게 줄곧 당부했다. 정 주교가 말하는 ‘녹색 순교’는 생태 환경 보호를 위한 노력으로, 기도와 일상에서의 실천 등을 일컫는다. 정 주교는 올해 8월에도 생태환경 사목 서한을 발표해 녹색 순교를 강조했다. 이에 발맞춰 원미동본당 주일학교도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체험활동을 마련하며 생태환경 교육을 강화해왔다. 수업을 시작할 때마다 프란치스코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에 실린 ‘우리의 지구를 위한 기도’를 바치기도 했다.
갓 성인이 되자마자 교리교사를 시작해 어느덧 8년 차를 맞은 안별씨. 대학 졸업 후 바로 취업했다가 퇴사하고 재취업을 준비하는 숨 가쁜 과정 속에서도 그는 봉사를 멈추지 않았다. 주일학교 학생들을 향한 ‘사랑’이 원동력이었다. 대학에서 아동학과를 전공했다는 안씨는 “거창한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그저 아이들이 좋아서 교리교사가 됐다”며 “덕분에 신앙생활을 소홀히 하지 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많은 교사분이 교리를 선정할 때 전례나 복음 위주로 하는데, 가끔은 이렇게 아이들 관심사에 따라 유연하게 준비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