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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의 문화 배격하고 적대감 내려놓는 게 화해 첫걸음”

민족화해위원회 설립 30주년... 부위원장 정수용 신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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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순간도 의심하거나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부위원장 정수용 신부(사진)는 위원회 설립 30주년을 맞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숱한 역경을 겪으면서도 위원회의 정체성을 지켜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누군가 끊임없이 활동을 이어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1995년 3월 1일 위원회 출범 이후 매주 화요일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미사’가 봉헌되고 있다. 30년간 쉼 없이 이어온 미사는 18일 1457차를 맞았다. 정 신부는 “한국 교회에서 단일한 지향을 갖고 이렇듯 지속적으로 기도해온 사례는 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기도·교육 연구·나눔’이라는 세 가지 사목 목표를 세운 고 김수환 추기경과 초대 위원장 최창무 대주교 등 설립자들의 사목적 혜안에 다시금 탁월함을 느꼈다”고 밝혔다.

서울 민화위는 30년간 이어온 ‘기도’와 더불어 ‘교육 연구’ 측면으로는 부설 기관 ‘평화나눔연구소’를 설립해 한반도 평화구현을 위한 교회 역할을 제시하고 관련 정책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DMZ 국제청년평화순례와 민족화해 사목 신학생 연수·청년 평화 감수성 피정 등을 통해서도 화해와 평화의 가치를 두루 전하고 있다. ‘나눔’ 측면으로는 남북교류가 활발했던 시기 밀가루·옥수수·어린이 영양제·국수 공장 건립 등으로 지원했다. 북향민 지원 활동가 모임·북향민과 여행·상담 지원·북향민 선교사 양성·추석 합동 위령미사·북향민 성탄제 등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구체적이고 중심적인 역할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정 신부는 “평화에 대한 확신, 교류 협력에 대한 희망을 갖는 구체적인 행위자들의 바람을 모으는 게 근본적 변화를 만드는 힘”이라며 “평화는 결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평화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비둘기’라고 답합니다. 80년간 분단의 문화 안에서 구체적인 평화를 상상할 기회조차 박탈된 겁니다. 강요된 미움을 갖게 된 것이죠. 끊임없이 서로를 의심하게 만드는 미디어와 정치세력 등에 의해 평화라는 말조차 꺼내지 못하고, 가장 마지막에 있는 통일만 얘기하고 있습니다. 입구를 모르면서 출구만 외치는 꼴이 됐습니다.”

정 신부는 “분단의 문화를 단호히 배격하고 적대감을 내려놓는 것이 화해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라며 “누군가를 환대하고 포용하는 사회를 이루고 복음적 가치관이 더 잘 통용되기 위해 민족화해 문제는 반드시 다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정 신부는 “우리 사회는 현재의 계엄과 탄핵 국면에서 헌법 질서나 정치개혁·경제 문제 등 여러 각도에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지만, 평화 자체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나오지 않고 있고, 교회 내에서도 민족의 화해·평화에 대한 부분은 상대적으로 후순위인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서울 민화위가 걸어온 30년 발자취 안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며 “민족의 화해라는 공동의 관심 안에서 함께 지혜를 모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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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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