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없는 사회’에서 신자 사목 중심 플랫폼이 될 수 있게 앱을 확장할 것”
주일 헌금과 교무금을 납부할 수 있는 '가톨릭 페이' 기능이 탑재된 가톨릭 하상 애플리케이션이 출시된 지 2년 앞으로 다가왔다. ‘현금 없는 세상’에 교회는 봉헌금과 교무금 납부, 미사예물신청을 스마트폰 앱을 통해 할 수 있도록 2023년 부활절을 맞아 본격 출범했다. 현재 가톨릭 하상 앱 가입자는 6만 2000명, 가톨릭 페이 가입자는 2만 2000명이다. 서울대교구에 이어 수원교구, 의정부교구 등 지역 교구에서 시범 운행 중이며, 올해 중으로 인천교구는 12개 지구별 1개 본당별로 시범 운영되고, 부산교구는 전면 운영될 예정이다.
가톨릭 하상 앱을 사용해본 신자들은 앱을 통해 교무금과 헌금을 봉헌할 수 있어 편리하다는 목소리를 내놓는다. 하지만 아직 보급이 원활치 않아 내 본당에서도 사용이 가능한지 모르겠다는 아쉬움도 신자들에게서 흘러나온다. 이처럼 각기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가톨릭 하상 앱의 현 주소와 앞으로의 방향을 양업 시스템의 관리 책임자인 서울대교구 전산정보실장 최장민 신부에게 물어봤다.
최 신부는 “그동안 미비한 점이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시스템 고도화 프로젝트를 끝마쳐 타 교구로의 확장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현금 없는 사회’에서 신자들의 사목 중심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앱을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 가톨릭 하상 앱이란 무엇인가요?
“가톨릭 하상 앱은 전체적으로 신자들이 편리하게 모바일로 이용할 수 있는 가톨릭 플랫폼입니다. 이 안에 신앙생활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담아놓으려고 한 플랫폼입니다. 신앙생활의 모범이 되는 성 정하상 바오로의 이름을 본땄습니다. 이 안에는 매일미사나 성무일도, 성경, 성가 등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전까지의 포털과 다른 점은 명확하게 자기 교적과 연결할 수 있는 앱입니다. 지금까지의 굿뉴스 등은 불특정 다수를 위한 서비스이기 때문에 열심한 신자를 체크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습니다. 가톨릭 하상을 통해 교적과 연결함으로써 자신의 신앙 생활을 축적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앞으로 굿뉴스와 다른 플랫폼들을 가톨릭 하상으로 일원화해 하나의 플랫폼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가톨릭 페이는 가톨릭 하상 앱의 일환 중 하나입니다. 다만 가톨릭 페이가 두각이 되다보니, 본당에서도 신자들이 헌금을 유도하는 프로그램이 아닌가, 하는 반감도 있긴 합니다. 다만 이는 신자들의 신앙생활을 편리하게 하고자 만든 것인데, 그렇게 이야기가 되니 아쉽기는 합니다.”
- 가톨릭 하상과 가톨릭 페이의 성과는 어떠한가요?
“서울대교구 위주로 사용되고 있어 아직 미미하긴 합니다. 전국 가톨릭 하상 가입자는 6만 2000명, 가톨릭 페이 가입자는 2만 2000명 정도로 추산됩니다. 서울대교구 내에서는 홍보가 많이 돼 상당수 신자 분들이 알고 계십니다. 수원교구나 의정부교구 등 수도권에서도 많이 사용합니다. 3월 초부터는 부산교구에서 전면적으로 사용될 예정이고요.
다만, 이제 지방 교구에서 사용하는 것이 의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최근 서울대교구 내에서도 정체기가 왔는데, 지방 교구에서 활발하게 사용하시다 보면 서울대교구에도 자극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앞으로 타 교구에서 사용하는 폭이 넓어지게 된다면 서울대교구에도 자극이 되고 많은 분이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가톨릭 페이의 도입으로 교무금과 봉헌금이 늘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표본이 적어 정확하게 언급하긴 어렵지만, 주일 헌금과 교무금 집계가 오르고 있는 것은 맞습니다.”
- 다만 2년 동안 보급이 늦어지고 있다는 우려도 신자들 사이에서 제기됩니다.
“사용자가 아주 매끄럽게 편리하게 사용하지 못한다는 측면이 있었습니다. 초창기 생체인식 로그인이 되지 않았고, 자동 로그인 등 불편사항이 있었습니다. 성급히 출시한 점에 대해선 인정해야 할 부분입니다. 이를 수정하는 데 바빴고 전면 개편을 해야 했습니다. 또, 휴대폰을 사용하거나 실물로 헌금을 정성스레 바쳐야 한다는 그동안의 인식도 널리 보급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로 생각합니다. 이렇다 보니 신자 분들이 예물준비 시간에 버벅거리고 다시 QR코드를 찍으러 들어갔다 나오시다 보니 가톨릭 하상의 인식 개선이 이뤄지지 못한 것이지요.
점차 이를 개선하고자 고도화 작업을 진행했고, 지난해 연말 작업을 완료해 속도 개선과 생체 인증 로그인을 도입했습니다. 이미 양업 시스템도 자동화 시스템으로 구축했다 보니 수치만 입력하면 전산상에 자동으로 입력돼 각 본당에서도 쉽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에 발맞춰 지난해 12월부터 이벤트를 통해 홍보하고 있습니다. 이제 점차 규모가 큰 교구에서 활성화가 된다면 작은 교구로 옮겨 갈 테고 정착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편리성은 높이되, 예물 준비 시간이라는 전례 예식을 맞추고자 봉헌 바구니에 놓인 QR코드의 인식률을 높였습니다. 부산교구에서는 미사 중에 QR코드가 탑재된 플라스틱 카드를 가져가도록 했습니다. 신자들은 미사 전 문에서 카드를 가져가 QR코드를 찍고 봉헌 시간에 카드를 봉헌 바구니에 넣는 식으로 미사가 진행된다면 편의와 전례 모두를 챙기는 것이지요.”
- 신자들, 특히 어르신들 중에는 헌금을 낼 때 새 돈을 봉헌해야 한다는 인식이 아직 강한 것 같습니다. 보급 확대까지 장애물은 없을까요?
“그런 걱정들을 많이 하십니다. 하지만 실제로 어르신들을 만나 보니 되게 앱을 잘 활용합니다.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쓸 수 있습니다. 어르신 분들도 한 번, 두 번 사용하시면서 활용을 잘하십니다. 그분들에게 이용하는 이유를 들어보니 기부금 영수증 처리와 연말정산이 연동되기 때문에 잘 이용하신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오히려 이 분들이 편리하다고 입을 모으십니다.
우리나라 전체가 현금을 잘 사용하지 않는 나라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봉헌이라는 개념과 현금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의 생활 문화가 부딪히기 때문에 일어난 상황이라고 보입니다. 언제나 전환기에 이런 것들이 부딪혀 오는 것입니다. 현금으로 봉헌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보편적이지만, 이제 ‘현금 없는 세상’이 됐을 때 봉헌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앱을 통해) 헌금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는 것도 좋은 기회입니다.”
- 앞으로 가톨릭 하상 앱은 어떻게 확장될까요?
“앱에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도입될 겁니다. 이미 챗봇을 집어넣었지만 ‘AI 할루시네이션(환시 현상)’으로 기술적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를 개선하고자 가톨릭 대사전을 데이터베이스화했습니다. 교구에서 빠르면 올해쯤 AI를 도입하려고 합니다.
AI 뿐 아니라 본당에서 신앙 생활을 하는 데 가톨릭 하상이 잘 구축되면 사회의 어떤 것들을 하는 데로 확장해나갈 겁니다. 성물을 사거나 가톨릭 상점들을 이용할 때에도 가톨릭 페이로 결제할 수 있도록 말이죠. 또 논의했던 것이 교적 연동이 되는 앱이니 교적·세례증명서를 가톨릭 하상 앱에서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