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3일
사람과사회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성당 안 다니는 분들도 칼 갈아달라고 오십니더”

6년간 칼갈이 봉사... 대구대교구 김천황금성당 박영회·우영찬·이정우씨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대구대교구 김천황금성당에서 박영회(맨 오른쪽) 총회장과 남성 신자 2명이 신자들이 맡긴 칼을 갈고 있다. 박영회씨 제공
 

“다 고맙다 카지요. 칼을 갈아주는데?. 음료수 가져다주는 분들도 있고예. 성당 안 다니는데 칼을 가져오는 분도 있십니더.”(박영회씨)

“칼을 들고 오는 할머니들이 고맙다고 집에서 삶은 달걀도 갖다주시고, 커피도 주시고요. 고된 봉사도 아닌데 오히려 미안해집니다.”(우영찬씨)

매월 둘째 주일 오전 9시면 어르신 신자가 대다수인 대구대교구 김천황금성당(주임 김영수 신부)에 칼을 갈아주는 남성 3인방이 나타난다. 본당 총회장 박영회(비오, 70)씨와 우영찬(요셉, 64)·이정우(요셉, 69)씨다.

이들이 칼갈이 봉사를 시작한 건 6년 전이다. 당시 부임하는 본당마다 신자들의 칼을 갈아주기로 유명한 박병래(대구대교구 내당본당 주임) 신부가 주임으로 부임하면서다. 칼 가는 독일제 전동 기계를 보유하고 있던 박 신부는 이들에게 칼 가는 기술을 전수했고, 함께 봉사를 시작했다. 박 신부는 “이웃 주민의 칼을 갈아주면 성당 문턱이 낮아지고 그게 곧 ‘선교’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박 신부는 본당을 떠났지만 칼갈이 봉사자들은 남아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봉사 한 번 할 때마다 들어오는 칼과 가위는 50~100여 자루에 이른다. 칼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2~3시간. 성당 인근에 있는 무료급식소 ‘야고보 집’의 칼 30여 자루도 이곳에 온다.

6년 동안 이어져 온 칼갈이 봉사로 신자들은 서로 담소를 나누며 친교도 맺는다. 무뎌진 칼날이 다시 갈리는 시간 동안 이들이 내어놓는 시간을 통해 신자들은 서로 무뎌질 수 있는 관계를 회복한다. 이들이 자신의 탤런트를 발휘하는 동안 사랑과 친교의 다리가 놓아지는 셈이다.

박영회 총회장은 “연로한 어르신 신자들의 칼을 갈아드릴 수 있어 기쁘다”며 “힘이 닿는 데까지 갈아드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건설업에 종사하고 있는 우영찬씨는 “제가 촌에서 자라 낫을 갈아봐서 칼 가는 게 어렵지 않았다”며 “한 달에 한번 신자들과 이야기도 더 많이 나누고 이웃 주민들도 만날 수 있어 즐겁다”고 밝혔다.

경북 김천시 황금동에 있는 김천황금성당에는 젊은 신자들이 거의 없고 대부분 70~80대 어르신 신자들이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5-04-02

관련뉴스

말씀사탕2025. 4. 3

시편 145장 15절
주님, 모든 눈이 주님께 바라고, 주님께서는 백성들에게 먹을 것을 제때에 주시나이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