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총대리 구요비 주교가 5월 21일 서울 중구 회현동 우리 물터에서 봉헌한 개소 25주년 미사 중 우리 물터에서 오랫동안 봉사해 온 홍순용(이냐시오)·조재순(클라라) 부부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남대문시장준본당(주임 이정훈 신부)이 운영해온 노숙인 무료 목욕시설 ‘우리 물터’가 개소 25주년을 맞아 5월 21일 서울 중구 회현동 100-109 현지에서 교구 총대리 구요비 주교 주례로 기념미사를 봉헌했다. 미사에는 물터 이용자와 봉사자, 본당 신자 등 70여 명이 함께하며 앞으로도 사회의 그늘에 있는 이들을 위해 헌신할 것을 다짐했다.
구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남산 기슭에 우리 물터를 마련하고 사회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형제·자매들을 돌보면서 지금까지 이어져 오며 친교의 장이자 사회의 품으로 돌아오는 여울목과 같은 역할을 해왔다”며 “단순히 시혜적이고 물질적인 도움만 주는 것을 넘어 사람들을 인격적으로 존중하고 회복을 도울 수 있었던 것은 인간성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축하했다.
이날 미사는 우리 물터 운영을 위해 헌신해온 역대 본당 주임 신부들이 공동집전했다. 본당 초대 주임으로 물터 설립에 앞장섰던 이성원(서울 월곡동본당 주임) 신부는 “지하도에서 잠을 청하는 사람들을 보며 도울 방법을 고민하다 만든 것이 ‘우리 물터’였다”며 “어렵게 시작했고 중간에 어려움도 많았지만, 우리의 작은 힘을 보탰던 작은 순간들이 오늘을 만들어낸 것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 본당은 물터 설립에 공헌하고 20여 년간 봉사를 펼쳐온 홍순용(이냐시오)·조재순(클라라) 부부와 윤대인(안드레아) 서울가톨릭경제인회 회장, 박종석(로렌조) 사목회장 등 8명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2001년 개소한 우리 물터는 노숙인을 위한 쉼터로 샤워와 세탁을 하고 식사할 수 있는 도심 속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또 본당은 물터를 이용하는 노숙인 중 자원자들에게 ‘착한 이웃 프로그램’을 통해 배달 일도 연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