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대교구 절두산 순교 성지에서 ‘이주민을 위한 루르드 미사’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더 오브 몰타 코리아 제공
오더 오브 몰타 코리아(담당 박기석 신부)가 12일 서울대교구 절두산 순교성지에서 ‘이주민을 위한 루르드 미사’를 봉헌했다. 루르드 미사는 프랑스 루르드 성모성지를 순례할 수 없는 이들이 본국에서 루르드 성모님의 영성과 치유의 은총을 경험하는 것을 지향으로 거행하는 미사다. 한국에서 루르드 미사가 봉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염수정 추기경 주례와 박기석 신부를 포함한 사제단 공동집전으로 봉헌된 이날 미사는 루르드 성모님의 사랑과 보살핌 아래 국내 이주민 공동체를 위한 신앙과 연민, 치유 여정에 함께할 것을 다짐하는 자리였다.
오더 오브 몰타 코리아 회원 김미현(베로니카)씨는 “오더 오브 몰타는 십자군 전쟁 중 순례자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인 만큼 신앙을 보호하는 것이 우리의 카리스마라 할 수 있다”며 “낯선 타국에서도 신앙을 지키고 이들과 여정을 함께한다는 의미에서 이주민들을 위한 루르드 미사를 봉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기석 신부는 미사 강론에서 “2015년 한국에 처음 몰타기사단이 창설되었고, 오더 오브 몰타 코리아로 이름이 바뀐 2018년부터 올해까지 4차례에 걸쳐 루르드 성모성지 순례와 봉사에 참여한 끝에야 한국에서 처음 루르드 미사를 봉헌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미사를 통해 오더 오브 몰타 코리아는 그리스도 안의 형제자매들, 특히 병자와 어려운 이들에게 우리의 신앙이 주는 기쁨과 루르드의 치유 은총을 나누고자 했다”고 전했다. 박 신부는 “많은 사람이 루르드를 육체의 치유를 위한 성지로 생각하지만, 이외에도 다른 형태의 치유, 즉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내적 평화를 얻을 수 있다”며 “루르드로 떠나는 병자와 순례자들은 신앙의 기적, 하느님께서 각자에게 주신 십자가를 받아들이는 기적, 하느님 뜻이 완전한 기쁨과 행복으로 이끈다는 희망의 기적을 체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대한 기적들도 일어나지만 우리는 평범한 방식으로 우리를 치유하시는 하느님 손길을 놓쳐서는 안 된다”며 “그 손길은 종종 가족·친구·이웃 심지어 낯선 이나 외국인을 통해서도 우리에게 닿을 수 있다는 은총을 깨달아야만 사랑의 근원에 감사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미사 후 참석자들에게는 오더 오브 몰타 코리아 회원들이 루드르 성모성지를 순례하며 가져온 성수가 선물로 전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