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극소 미숙아 스텟슨(Stetson) 부모와 스텟슨과 서울성모병원 의료진이 퇴원을 기념하며 사진을 찍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제공)
임신 6개월 만에 688g의 작고 연약한 몸으로 세상에 나온 미국인 아기 스텟슨(Stetson)군이 최근 서울성모병원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부모 품에 안겨 퇴원했다.
지난해 대구에 사는 주한미군 가족인 산모가 갑자기 자간전증 증세를 보였다. 자간전증은 임신 기간이나 분만 전후에 전신의 경련 발작이나 의식 불명을 일으키는 무서운 질환이다. 임신 중 출혈, 감염증과 더불어 3대 모성 사망의 원인을 차지한다.
대구에서 급히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송된 산모는 단순한 임신성 고혈압이나 경증 자간전증을 넘어 경련이 발생하고 약물로도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상태였다. 자칫하면 뇌출혈이나 심부전, 호흡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을 정도로 위험했다.
산모와 태아 모두 위급하다고 판단한 의료진은 급히 제왕절개를 실시했다. 24주 6일 만에 태어난 초극소 미숙아 스텟슨군의 몸무게는 큼직한 배와 비슷한 688g에 불과했다.
더 심각한 건 초미숙아로 태어났기에 자발 호흡이 불가능하고 전신 상태가 매우 불안정했다. 그 때문에 신생아 호흡곤란 증후군·폐동맥 고혈압·뇌출혈·미숙아 망막증 등으로 여러 차례 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서울성모병원 신생아팀과 간호부, 관련 진료과 교수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헌신이 이어지면서 아기는 젖을 빨기 시작했고, 몸무게도 3.476㎏까지 늘어났다. 마침내 설 연휴 직전 환한 웃음과 함께 집으로 갈 수 있었다.
서울성모병원 국제진료센터장 이지연 교수는 “우리 병원은 미군병원과의 긴밀한 협력을 위한 환자 전원 핫라인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며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고위험 미군 산모를 신속히 전원 받을 수 있었고 이를 통해 태어난 초극소 미숙아 치료도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주치의인 소아청소년과 김세연 교수는 “서울과 대구를 오가며 사랑으로 돌봐주신 스텟슨군의 부모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단 하나의 생명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이상도 선임기자 raelly1@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