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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는 진정한 경청의 언어”

1주년 맞은 원주교구 농아선교회 강두영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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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교구 가톨릭농아선교회 신자들이 4월 11일 강원도 원주시 봉산동 천사들의 집에서 선교회 담당 강두영 신부 주례로 설립 1주년 미사를 봉헌하며 수어 기도를 하고 있다. 강두영 신부 제공


수어 미사 없어 개신교 교회 찾던 농인신자들

선교회 통해 피정 참여하고 십자가의 길 기도


 
원주교구 가톨릭농아선교회 담당 강두영(가운데) 신부와 선교회 신자들이 2025년 11월 교구 은총의 성모 마리아 기도학교에서 열린 피정에 참석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강두영 신부 제공


“농인 신자들이 ‘이제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합니다. 이전에는 전국 모임에 가도 원주교구는 농아선교회가 정식 인준 상태가 아니어서 위축되곤 하셨거든요. 이젠 당당하게 ‘원주교구 가톨릭 농아선교회’ 소속이라 말씀하시는 모습에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원주교구 가톨릭농아선교회 담당 강두영 신부는 선교회 설립 1주년을 맞은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1년의 짧은 시간이지만, 농아선교회는 교구 내 농인 신자들에게 ‘신앙의 갈증을 채워주는 우물’이자 ‘자부심의 근거’가 되고 있다.

선교회가 생기기 전 원주교구 농인 신자들의 신앙생활 장벽은 높았다. 세례를 받는 것부터 미사 참여, 각종 신심 행사나 피정에 동참하는 것이 수월하지 않았다. 수어 통역이 제공되는 미사를 찾아 다른 지역까지 찾아가거나, 통역이 제공되는 개신교 교회로 가는 이들도 많았다. 강 신부는 “농인 신자들의 신앙적 갈망은 청인 못지 않지만, 현실적 제약 탓에 방황하던 이들이 많았다”며 “선교회를 통해 처음 피정에 참여하고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쳤다며 감격하는 신자들을 보며 교회가 이들의 신앙적 목마름을 채워주고자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지난 1년은 ‘청인 사제’인 강 신부에게도 특별한 체험의 시간이었다. 수어가 지닌 매력에 이끌려 개인적으로 수어 교실을 다녔던 강 신부는 교구 요청으로 원주 농아선교회의 첫 담당 사제로 사목하게 됐다. 강 신부는 그 덕에 “농인 신자들과 ‘새로운 언어’로 신앙적 교감을 나눌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 신부는 특히 농인 신자들만의 ‘눈빛’과 ‘집중력’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시각을 통해 언어를 받아들여야 하는 이들의 특성상 미사나 피정 때 보여주는 몰입도는 청인 신자들을 압도할 정도라고 했다. 강 신부는 “수어로 기도를 바치면서 이들은 손과 표정을 통해 몸과 마음이 온전히 하느님께 집중할 수밖에 없고 잡념이 생길 틈이 없다”며 “수어야말로 진정한 ‘경청’의 언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년간 이들을 위한 신앙생활에 있어 성과를 거뒀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은 많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수어 통역사 부족이다. 현재는 주일 미사와 대축일 등 특별한 날에만 통역이 제공되고 있어, 평일 미사나 교리교육, 각종 신심 단체 활동은 이들에게 ‘그림의 떡’이다.

공간 문제 또한 시급하다. 현재 원주 농아선교회는 독자적 성당이나 사무실 없이 각 본당의 배려로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강 신부는 “농인 신자들이 언제든 찾아와 담당 사제를 만나고, 서로 친교를 나눌 ‘터전’이 없다는 것이 아쉽다”며 “시각 언어를 사용하는 농인들의 특성을 고려한 미사 공간과 교육실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 신부는 “농인을 ‘도와줘야 할 대상’이 아닌 ‘우리 공동체의 다양한 특성을 가진 형제자매’로 바라봐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청인들처럼 농인 역시 각자 존중받으며 공동체 일원으로 온전히 받아들여지는 분위기가 형성되길 바란다”며 “이를 위해선 교회 내에도 수어 통역이 특별한 ‘옵션이 아니라 ‘기본’으로 제공되는 구조가 우선 정착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장현민 기자 me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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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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