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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치 흐트러짐 없는 `신사` 황인규(마태오, 전주교구 원로사목자) 신부는 사제수품 50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금경축 미사를 금빛 제의를 입고 봉헌했다.
황 신부는 "사제품을 받은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금경축을 맞았다"며 그래서 "일생에 딱 한 번 금빛 제의를 입고 나왔다"고 말했다. 11일 전주 중앙주교좌성당에서 열린 자신의 금경축 미사 축하식에서였다.
황 신부는 "부족하기 그지 없는 저를 사제직에 불러 주셔서 은총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셨다"며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렸다. 사목생활에 많은 격려와 힘이 돼 준 교구장 주교와 동료 사제들에게, 자신을 위해 애써준 수녀들과 헌신적으로 봉사하고 협조해준 교우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표했다.
1953년 전쟁 직후의 참담한 상황을 보면서 사제직을 선택했다는 황 신부는 사제가 된 후 "지치고 힘들 때마다 소신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늙고 병들고 가난한 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배려하고자 했지만 지나고 나면 늘 아쉬웠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사제들이 본받아야 할 예수 성심을 기리는 예수 성심 대축일을 맞아 사제 성화의 날 및 사제의 해 폐막을 기념하는 미사를 교구 사제단과 함께 봉헌한 후에 마련된 축하식은 한복을 예쁘게 차려 입은 두 유치원생에게서 큰절과 함께 축하화환을 받는 것으로 시작됐다.
교구 사제단을 대표해 안철문 신부는 "사제로서 선배로서 신부님은 신사로 살아오셨다"며 부활하신 주님의 빛이 항상 넘치기를 기원하며 축하를 드렸다. 강상근(미카엘) 교구평협회장은 "그리스도를 본받아 신자들을 위해 50년을 바친 고귀한 삶"이라며 감사와 함께 축하 인사를 드렸다.
교구장 이병호 주교는 "머리카락 하나 흐트러지지 않은 신부님의 모습이 신부님이 얼마나 깔끔하고 깨끗하고 뚜렷하게 사제의 삶을 살아오셨는지를 보여준다"며 사제 성화의 날에 행사를 하게 된 것이 더욱 은혜롭고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전북 익산시 용안면 석동리에서 구교우 집안의 3남 2녀 중 넷째로 태어난 황 신부는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서울)을 졸업하고 1960년 3월 명동성당에서 사제품을 받았다. 정읍(현 시기동) 주임을 시작으로, 진안 주임, 교구 경리 겸 성모병원장, 주미교구 연락관, 월명동 주임과 삼례 주임을 거쳐 교구 총대리겸 사무처장을 지냈다. 이어 요촌ㆍ중앙ㆍ둔율동ㆍ창인동주임을 역임하고 2008년 사목 일선에서 물러났다.
`주님 안에, 주님과 더불어, 주님을 위해서`를 사목표어로 삼아 사제직에 헌신해온 황 신부는 꼿꼿하고 선이 굵으면서도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한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쏟으며 살아왔다. 또 지금도 매주 도서관에서 책 두권을 빌려와 읽는 등 젊은이 못지 않은 열정으로 `은빛`인생을 금빛으로 수놓으며 살고 있다.
축하식 후에는 사제단과 내빈은 물론 참석 신자 모두가 음식을 나누며 황 신부 금경축을 축하했다.
이창훈 기자 changhl@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