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안중근(1879~1910, 토마스) 의사 서거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연극 `나는 너다`(연출 윤석화)에서 배우 송일국(39)씨가 안중근역을 맡아 화제다.
연극 무대에 서는 것이 이번이 처음인데다 그가 독립운동가 김좌진 장군의 외증손이기에 이번 무대는 더욱 주목을 받았다. 게다가 그는 친일 행적으로 매국노라는 비판을 받았던 안중근의 아들 안중생역까지 1인 2역을 소화해냈다.
7월 24일 최종 리허설 현장에서 만난 송씨는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을 통해 독립군 후손들이 얼마나 큰 고통을 겪으며 살아왔는지를 들어왔다"며 "이 작품이 그들의 삶과 아픔을 함께 다루고 있어서 더욱 마음에 와 닿았다"고 말했다.
"처음엔 친일파였던 안중생 역이라 해서 출연은 염두에 두지도 않았습니다. 독립운동가 집안에서 친일파 역할을 맡는 것은 아니다 싶었지요. 하지만 대본을 읽다보니 안 의사의 영웅적 삶에만 초점을 둔 것이 아니라 당시 독립운동가를 둔 가족과 후손들 삶이 어떠했는지 보여주는 작품이어서 출연을 결심했습니다."
배우 윤석화가 연출을 맡은 연극 `나는 너다`는 안중근 의사의 역사적 의거와 함께 평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안 의사 가족들의 삶을 그리고 있다.
특히 아버지의 영광이 오히려 재앙이었던 아들 안중생과 굳건한 가톨릭 신앙으로 고난을 이겨내며 아들에게 나라를 위해 목숨을 버리라고 했던 어머니 조 마리아의 삶을 부각시키고 있다.
송씨는 "안 의사에 대해 공부하면서 그의 종교적 신념과 가족들의 희생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며 "그러면서도 시대의 희생양으로 어쩔 수 없이 매국노가 된 아들 안중생의 삶에 더 마음이 쓰였다"고 말했다.
그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연습일정 중에도 지난달 10박 11일동안 출연 배우들과 함께 만주땅에서 독립군 흔적을 찾는 청산리 대장정을 다녀왔다. 대장정 마지막 행선지는 하얼빈이었다.
"매년 대학생들과 함께 청산리 대장정을 해왔는데 이번에는 연극팀과 다녀왔습니다. 의거가 있었던 하얼빈역과 기념관을 둘러봤는데 안중근역을 맡아서인지 평소와는 다른 감동을 받았습니다. 연기에도 큰 도움이 되었고요."
그는 "첫 연극 무대라 부담이 많았던 게 사실"이라며 "발성부터 몸짓 하나까지 새로 배우는 심정이었다"고 처음으로 연극 무대에 서는 고충을 털어놨다.
"관객들이 TV에서 보던 연기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연극을 보러 오는 걸 알기에 부담감이 컸습니다. 연극무대에선 재촬영이나 편집도 없이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내보여야 하기 때문이지요. 그만큼 얻은 것도 많았고 연극무대에 선 것을 정말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연기 변신은 22일까지 서울 국립극장 KB하늘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 02-3672-3001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