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학교(총장 이종욱)에서 5월 축제의 계절에 야외극 한판 축제가 열린다. 갑갑한 실내 공연장을 벗어나 캠퍼스 전체가 무대다.
지난해 재학생뿐 아니라 지역주민들에게도 호응이 높았던 개교 50주년 기념 `서강미라클연극축제`를 재연하는 축제다. 올해는 거리축제 성서극 `구원의 환희`와 뮤지컬 `레퀴엠 6`를 선보인다. 서강대는 연극관련학과가 없음에도 1960년대 국내 최초로 영어 뮤지컬을 공연한 바 있다. 1980년에는 대학 상주극단 `극단 서강`을 창단했다.
▨거리축제 성서극 `미라클 2, 구원의 환희`
21일 오후 8시 캠퍼스 일대에서 펼쳐지는 `미라클 2`는 대규모 거리연극인 중세 성서극을 국내 최초로 재연하는 작품이다. 구약 창세기부터 신약 최후의 심판까지 성서 내용을 기초로 한다.
교정 본관은 베들레헴, 이냐시오관 앞 계단은 노아의 방주가 된다. 천지창조는 서강대 개교 준비과정으로, 예수 탄생은 서강의 탄생으로, 십자가 처형은 서강의 시련으로 형상화했다. 일종의 퍼포먼스를 동원한 신(新)개념 연극이다. 최첨단 영상기술의 힘을 빌려 종합예술의 경지를 보여준다.
관객도 한 장소에 머물지 않고, 그룹별로 캠퍼스 전역을 이동하면서 관람한다. 출연자만 500여 명으로 관객과 출연진 간에 경계가 없다. 전문 연기자뿐 아니라 재학생, 교수, 사제, 동문 등 다양한 사람이 참여한다.
연출가 김종석(신방 83) 교수는 "정해진 무대가 없어 조성되는 긴장감과 즉흥성, 현장성을 기대할 만하다"며 "관객도 배우와 함께 거리극을 벌이는 새로운 경험을 만끽할 것"이라고 말했다.
▨뮤지컬 `레퀴엠 6`
뮤지컬 연출가 황재헌씨가 만든 `레퀴엠 6`는 천국과 지옥 사이 인간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인간구원과 삶의 가치를 일깨워준다.
삶과 죽음, 다양한 가치에 대한 성찰을 다룬 이 작품은 원작의 무거운 분위기를 각색해 현대인에게 새로운 화두를 던진다. 연극 연출을 하는 평범한 청년이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지난 삶을 되돌아보는 내용이다. 개성이 각기 다른 인물들과 영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무대를 만나볼 수 있다. 합창단은 극의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관객들은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가슴 시린 메시지를 발견하게 된다.
12~21일 메리홀 대극장에서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4ㆍ7시, 주일 오후 4시, 21일 오후 4시에 공연한다. 전석 3만 원. 문의 : 02-3274-4983, 서강대 공연기획팀
이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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