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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 성신교정, 예비사제·평신도·수도자 함께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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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학교 교정에서 신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는 비(非) 신학생, 최민수(왼쪽)씨와 김현우씨.
 
 
   신학교를 `금녀(禁女)의 공간`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서울 혜화동 가톨릭대 성신교정에서 들려오는 여학생들 웃음소리에 깜짝 놀랄지도 모르겠다.

 신학교는 사제를 양성하는 특수 교육기관이지만 성신교정에서는 예비사제뿐 아니라 평신도와 수도자도 함께 공부한다. 신학교가 평신도에게 문을 연 지 올해로 40년 됐다.

 8일 성신교정에서 만난 10학번 최민수(베로니카, 24)씨와 11학번 김현우(마르티노 데 포레스, 21)씨의 꿈은 사제도 수도자도 아니다. 때문에 이들은 "왜 신학교를 갔냐는 질문을 1000번도 넘게 들었다"고 말했다.

 "참된 것이 무엇인지 연구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오로지 하느님에 집중하는 학문인 신학이 적격이라고 생각했습니다."(김현우)

 "인간과 세상, 하느님에 대한 본질적 고민을 거듭하다 신학에서 답을 찾을 수 있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최민수)

 `특별한` 선택을 한 만큼 청춘 드라마에 등장하는 캠퍼스 생활에 대한 환상은 버려야 한다. 캠퍼스 커플은 꿈도 꾸면 안 된다. 여학생의 경우 화장을 짙게 하거나 짧은 치마를 입고 강의실에 들어와 신학생들 분심을 일으키면 곤란하다.

 학습량은 고3 수험생 수준이다. 한 학기 평균 8~10과목을 수강하는데, 필수과목이 많아 짜여진 시간표대로 수업을 들어야 한다. 김씨는 "과제가 그리 많지는 않지만 스스로 성찰해야 답을 구할 수 있는 철학적 문제가 많아 시간이 꽤 오래 걸리는 편"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라틴어 히브리어 희랍어는 처음 접하는 언어라 어렵지만 성경을 깊이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학교 주 목표가 사제 양성인만큼 `외부인`임을 실감할 때도 있다고 했다. 일반인이 수도원에 마음대로 들어갈 수 없는 것처럼, 신학교 내에서 강의동과 도서관 외에는 `출입 엄금`이다.

 점심식사도 신학생과 따로 해야 한다. 기숙사에서 합숙하는 신학생들에게는 점심식사 역시 공동체 교육시간이다. 최씨는 "따로 도시락을 싸와 통학생끼리만 먹어야 해서 섭섭한 마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신학생들은 3학년이 될 때까지 외출이 금지되는 것은 물론 수업이 끝나면 바로 기숙사로 돌아가야 한다. 때문에 친해지는 속도가 더뎌 같은 학번 친구끼리도 한참 동안 어색하게 `자매님` `학사님`이라고 부른다.

 "이 학교의 완전한 일원이 되지 못한다는 생각이 가끔 들어요. 그러나 교수신부님들께서 신학을 전공하는 젊은 평신도들을 기특하게 여기며 격려해주실 때마다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김현우)

 학교 노력으로 이러한 거리감은 점차 좁혀지고 있다. 강의관에 여성용 화장실은 물론 휴게실을 갖춰 불편함을 없앴다. 학교배 축구대회 출전팀을 구성할 때도 선수단 중 3명은 통학생으로 선발한다. 총학생회 선거에 출마하는 신학생들은 `통학생ㆍ신학생 통합 노력`을 공약으로 걸기도 한다.

 이들은 "불편함이 있더라도 하느님에게 학교생활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장점"이라고 말한다.

 김씨는 "대학원에 진학해 하느님의 진리를 더 깊이 탐구하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최씨는 "학교에서 배운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심리상담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신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우리 사회와 교회를 위해 어떻게 쓸 것인가가 외부 통학생들의 공통된 고민"이라고 말했다.

 현재 성신교정 재학생 216명 중 외부통학생은 72명이다. 대학원은 151명 중 45명이다.
 
김은아 기자 euna@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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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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