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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피어나는곳에] 가난 속에서 교육도 받지 못하고 살아가는 베트남 꼰뚬교구 한센병 환우들과 자녀들

한센병 환우 자녀들에게 영양제 한 알이라도, 연필 한 자루라도... 교구 내 한센병 환우 가정 1200여 가구 3500여 명 달해... 정기진료 외 거의 치료 못받고 생활여건도 너무 열악... 특히 한센병 가정 자녀들은 치료는커녕 교육도 못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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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t 탑차 한 대가 베트남 꼰뚬교구 닥똑본당 관할 닥끌레이 지역으로 접어들자 소수부족인 헐랑족 아이들이 몰려든다. 머리카락은 뒤엉켜 떡이 지고, 얼굴이고 손발이고 시커먼 땟국물이 줄줄 흐른다. 끼니조차 때웠을까 싶게 비쩍 마른 아이들은 외지인들을 보며 수줍어하면서도 탑차를 보고 무척이나 신기해 한다. 이 탑차는 지난해 11월 기쁨나눔에서 미화 1100달러(127만 원 상당)를 들여 닥작본당에 지원한 차량이다.

 한센병으로 손가락이 다 뭉개진데다 안암(Eye cancer)으로 앞을 볼 수 없게 된 이이어(68)씨 등 부모들 13명도 추레한 옷차림에 맨발로 꽝후엔(닥똑본당 주임) 신부와 응웬띠니엠(섭리회) 수녀, 의료진, 후원자들을 맞는다.


 
▲ (재)기쁨나눔 상임이사 염영섭 신부가 닥끌레이 지역 한센병 환우 마을에 들러 식량과 연고, 비타민 등을 전달하고 있다.
 
 의료진을 제외하곤 성당이나 지원단체 관계자들이 닥쭝마을에서 4㎞ 가량 떨어진 한센병 환우 마을에 들어가는 걸 지방정부에서 허락하지 않아 환우들이 직접 이 마을로 구호품을 받으러 나온 참이다. 이윽고 탑차 뒤쪽 출입문이 열리고 쌀과 식용유, 조미료, 소금, 설탕, 말린 생선 등 식량과 부식이 내려졌다. 닥쭝 마을 한센병 환우 1가정당 2주일치 먹거리다. 또 한국에서 가져온 연고와 비타민 등도 전해졌다. 구호품 전달에도 환우들은 기쁜 기색보다는 힘겨운 삶에 찌든 무표정한 얼굴로 식량을 받아들 뿐이다.

 구호품을 받아든 이이늄(57)씨는 "딸이 초등학교 6학년 때 한센병 판정을 받아 학업도 마치지 못하고 집에서만 10년 넘게 살았는데, 얼마전 다리를 잘라야 할 처지가 돼 뀌년에 있는 한센병원에 보내 치료를 받고 있다"며 한숨을 내쉰다.

 구호품을 전달한 닥작본당 아밍(안토니오, 48)씨는 "정부에선 의료진을 보내 정기 진료를 하고 심한 환자들은 뀌년 등지 한센병원으로 보내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있지만 이들의 생활여건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면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한센병 가정 자녀들이 제대로 된 치료는커녕 교육도차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고 전했다.

 이어 이 지역 한센병 환우마을로 들어서자 이번에도 부모와 아이들이 몰려든다. 거의 200여 명에 이르는 한센병 환우 가정들로, 이번에도 식량과 의약품을 나눈다. 그런데 한국에서 찾아간 수도자와 후원자들이 사탕을 나눠주자 아이들이 구름떼처럼 몰렸다. 준비한 사탕이 부족해 못 받은 아이들 얼굴엔 섭섭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같은 한센병 환우들이 꼰뚬교구에만 2009년 현재 1209가구 3561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739명은 치유됐고, 603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 치료 중인 603명 중 350명은 뀌년 등 타지에서 입원치료 중이다. 나머지 환우들은 정기 진료 외엔 거의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후견인 : (재)기쁨나눔 상임이사 염영섭 신부


 
▲ 염영섭 신부
 
 전 세계에서 인구 대비 한센병 환우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 꼰뚬교구 관할지역이라 합니다. 빈곤과 질병의 한계선에 서 있는 아이들은 `먹고 사는 게` 얼마나 힘겨운지도 모른 채 살아갑니다. 공부는 꿈도 못 꿉니다. 아이들에게 한 줌의 따듯한 사랑을 나눠주십시오. 공책 한 권, 연필 한 자루라도, 영양제 한 알이라도 전해지도록 기도해 주시길 청합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2-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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