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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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뇌종양으로 고통받는 박영희씨

한 가닥 희망이라도 잡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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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발병, 수술 후유증으로 퇴원못해
뇌출혈에 기억상실 증세까지 겹쳐 악화
월세 못내 쫓겨나 퇴원 후 갈 곳도 없어
트럭 운전하는 남편 민씨 벌이로는 막막


 
▲ 뇌종양으로 입원 중인 박영희(가운데)씨가 오인숙(오른쪽) 회장과 가족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여보, 나 때문에 당신이 이렇게 됐네. 너무 미안해, 여보."
 
 민병길(52)씨는 뇌종양으로 사경을 헤매던 아내 박영희(51)씨 앞에서 참았던 눈물을 터트렸다. 민씨는 자신을 만나 반평생 고생만 한 아내가 병으로 자신도 알아보지 못하는 상황이 됐을 때 사나이 체면도 잊은 채 그만 눈물을 쏟았다.
 
 민씨는 "저 사람 불쌍해서 어떡해요. 저를 만나고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고생만 했어요. 그런데 이제 와서 뇌종양이라니요"하며 굵은 눈물을 떨어뜨렸다.
 
 충남 부여에서 트럭 운전기사로 일하는 남편 민씨와 어렵지만 행복하게 살던 박영희씨에게 병마가 찾아온 것은 4년 전이다. 박씨는 추운 겨울 어느 날 읍내에서 길을 걷다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행인들에 의해 근처 약국으로 이송됐다.
 
 약국에서 다시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그에게 의사는 `뇌종양`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에서 뇌종양 수술을 받고 그는 지난 4년 동안 입원과 퇴원을 거듭하고 있지만 아직 완쾌와는 거리가 멀다.
 
 현재 병원에 입원해 있는 그는 수술 후유증으로 뇌출혈 증세가 생겨 병원 문밖을 마음대로 나설 수가 없다. 게다가 가끔이지만 가족들을 알아보지 못하는 기억력 상실 증세를 보여 섣불리 퇴원하지도 못한다.
 
 후유증으로 더듬거리는 말투로 입을 연 박씨는 "처음엔 3개월밖에 못 산다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다"며 "그때는 눈앞이 캄캄해 삶의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고 눈물을 흘렸다.
 
 그래도 병마와 싸우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박씨지만, 주변 상황은 너무 어둡다. 남편이 운전해 버는 얼마 안 되는 돈은 고스란히 박씨 병원비로 들어가 생활 자체가 되지 않는 형편이다. 여름엔 일감이 줄어드는데다 최근에는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남편은 보름 넘게 일을 하지 못했다. 얼마 전까지 살던 부여읍 아파트에서도 1년 치 월세 500만 원을 내지 못해 쫓겨났다. 이제는 퇴원해도 어디 몸 뉘일 공간도 없다.
 
 박씨에게는 27살과 24살 남매가 있지만, 딸은 엄마 간호를 위해 정규직 일자리는 꿈도 꾸지 못해 생계형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대고 있고, 아들은 현재 군 복무 중이어서 제대하고 일자리를 구할 때까지는 경제적으로 도움을 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밀린 수술비와 병원비가 1억 원에 육박할 정도다. 지금까지는 친척과 지인들 도움으로 병원비 일부를 해결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들도 등을 돌려 더는 의지할 데가 없어 도움의 손길만 기다리고 있는 처지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
 

▨후견인 : 오인숙(마리안나, 서울 암사동본당) 빈첸시오회장

 본당 신자를 통해 사연을 알게 된 민병길씨와 박영희씨는 천주교 신자는 아니지만 병원에서 `잉꼬부부`라고 소문이 났을 정도로 가난하지만 서로 사랑하는 부부입니다. 10여 년 전만 해도 남편은 시골에서 300마리가 넘는 돼지를 길렀을 정도로 어렵지 않았지만, 누전으로 인한 화재로 돼지를 전부 잃은 뒤부터 가세가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민씨는 닥치는 대로 일을 하고 사업을 벌였지만, 손을 대는 사업마다 운이 따르지 않아 빚을 지게 됐고, 박씨는 남편을 돕는다며 노래방과 분식집 등 해보지 않은 일이 없을 정도로 성실히 일했지만 결국 뇌종양에 걸려 고통받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진심 어린 관심과 사랑이 필요합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2-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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