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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시어머니 손자 손녀 부양하며 힘겹게 사는 김춘자씨

"어깨에 진 집이 너무 무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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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춘자씨는 "내일은 또 무슨 안 좋은 일이 생기려나 생각하면 두렵기만하다"고 말했다.
분식집에서 하루 장사를 준비하는 김씨 얼굴에서 생기나 희망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김춘자(요안나, 67, 서울 수락산본당)씨는 `내일은 또 무슨 일이 터지지나 않으려나`하는 두려움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 인터뷰를 하는 1시간 여 동안 "사는 게 너무 무섭다"는 말을 몇 번이나 되뇌었다.

 김씨의 고생은 20여 년 전 큰딸이 갓난아이를 남겨 놓고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면서부터 시작됐다. 딸이 세상을 뜨자 사위는 무정하게도 어린 자식을 떠넘기고 자취를 감춰버렸다. 남편도 14년 전에 세상을 떠났다. 그때부터 김씨가 가족들을 책임지고 있다.

 몇 년 전 빚보증을 잘못 선 아들은 신용불량자가 돼 제대로 된 회사에 취직도 못하고 일용직으로 근근이 살아간다. 며느리는 경제적 어려움을 견디지 못하고 이혼을 선언했다. 며느리가 집을 나간 후 김씨가 6살 난 손자를 키우고 있다.

 게다가 김씨는 올해 93살이 된 시어머니까지 모시며 살고 있다. 66㎡도 안 되는 방 두 칸짜리 사글세방에서 김씨와 시어머니, 아들, 외손녀, 친손자 이렇게 5명이 살고 있다.

 불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그마나 버팀목이 돼주던 둘째사위마저 44살 젊은 나이에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둘째딸 안혜준(체칠리아, 44)씨는 전자제품 매장에서 시급제 판매원으로 일하며 홀로 두 아이를 키운다. 행복한 것은 고사하고 온전하게 사는 자식이 하나도 없다.

 김씨는 며칠 새 한숨이 부쩍 늘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축구선수를 꿈꾸며 열심히 운동만 해온 둘째딸 아들 성훈(가명, 중2)이가 축구부 회비를 내지 못해 운동을 그만둬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둘째딸은 무슨 일을 해서든 아들 꿈을 이뤄주고 싶지만 몇 푼 안 되는 시급제 수입으로는 월세와 공과금 내기에도 빠듯하다. 표정이 더 어두워진 딸과 손자를 바라보는 김씨는 속이 타들어간다.

 김씨는 2년 전부터 집근처에서 작은 분식집을 하고 있다. 아침 9시에 나와 저녁 8시까지 일하지만 불경기 탓에 장사가 안 된다. 그야말로 입에 풀칠만 하는 정도다. 학자금 대출을 받아 겨우 대학을 다니고 있는 외손녀는 더 이상 등록금을 마련할 길이 없어 다음 학기에 휴학하기로 했다.

 김씨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외손녀가 공부를 마치고, 손자는 축구를 계속하게 하고 싶지만 이제는 너무 지쳤다. 하루하루 사는 게 고통스럽다. 할 수 있는 일은 "손주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게 해달라"는 기도뿐이다.

 김씨는 "평생 남한테 악한 일 한 번 한 적이 없는데 왜 자꾸 시련만 닥치는지 모르겠다. 내 힘으로는 더 이상 어떻게 할 수가 없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
 
 ▨후견인 : 김종국(수락산본당 주임) 신부

 김씨 가족의 삶은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무슨 일이든 하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김씨 가족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평화신문 독자들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여러분이 나눠주시는 사랑은 이 가정에 주님의 은총이 됩니다. 기도 중에도 이 가정을 기억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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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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