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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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총상 입고 치료중인 몽골인 체렝자브씨

"빨리 일어나 가장 노릇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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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상을 입고 입원 중인 체렝자브씨에게 둘째 딸이 물을 먹여주고 있다. 사진제공=권상희 수녀
 
 
   "지금 당장 선진국으로 가서 치료받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합니다!"

 몽골에서 총기사고를 당해 수도 울란바토르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체렝자브(Tserenjav, 40)씨 가족에게 담당의사는 "여기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면서 "(몽골에서는) 더는 손을 쓸 수 없으니 외국에서 치료를 받는 게 좋겠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군(軍)에 식료품을 납품하는 일을 하던 체렝자브씨는 담당의사 말을 듣고는 절망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몽골 시골 출신으로, 자녀 교육을 위해 수도 울란바토르로 이주해온 지 10여 년. 1남 2녀를 둔 가정의 가장으로서 어깨가 무거운 그였다. 사고 전에는 하루 벌어 하루 입에 풀칠하는 팍팍한 삶이었지만 그래도 행복했다. 그랬던 그가 총상으로 말미암은 염증으로 사경을 헤매게 된 것도 모자라 당장 외국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니, 눈앞이 캄캄하다.

 그는 지난 4월 이웃들과 사냥을 나갔다가 총기사고를 당했다. 차량 안에서 총기를 해체하던 이웃의 실수로 총이 갑자기 불을 뿜은 것이다. 광활한 초원이 많은 몽골에서는 봄ㆍ가을이면 많은 이가 엽총을 둘러메고 사냥을 나가는 것이 전통이다.

 근거리에서 복부를 관통한 총알은 폐와 대장, 위, 간 등 장기 대부분을 파열시켰다. 갈비뼈 하나는 총상의 충격으로 가루처럼 부서져 버렸다. 뼛조각과 총알 잔해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지만, 수술을 위해 벌려 놓은 다른 갈비뼈 하나에 염증이 생긴 것이다. 그런데 이 염증이 생각보다 심각해 지금까지 치료를 받았지만 차도가 없다. 지금까지 6개월 동안 7번의 대수술을 받았음에도 현지 의료기술로는 염증을 가라 앉히지 못하고 있다.

 입원해서 꾸준히 치료를 받았던 사고 초기에는 혼자 발걸음을 뗄 수도, 식사도 가능했을 정도로 호전된 적도 있었다. 그러나 가난한 살림에 통원치료로 바꾸면 곧 염증이 심해져 쓰러지곤 했다. 결국 다시 입원했다. 지금도 밤에는 통증 때문에 거의 잠을 잘 수가 없다. 3시간마다 한 번씩 먹는 진통제에 온몸을 의지할 뿐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살림은 더 어려워졌다. 아내 체르마(40)씨가 몽골에 온 선교사들을 위한 몽골어 교사로 일하고 있지만, 그의 수입만으로는 남편 수술비와 입원비는커녕 생활비 마련도 버겁다. 체르마씨는 평일과 주일 가리지 않고 일을 하기에, 남편은 주로 둘째 딸(12)이 돌본다. 한창 부모 사랑을 받아야 할 어린 딸은 아빠 병시중을 드느라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하고 있다. 아내는 짬짬이 시간을 내 병원에 들를 수밖에 없다.

 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은 몽골 현지에서 선교사로 활동하는 인보성체수도회 권상희(안나) 수녀를 통해 전해졌다. 몽골과 비교적 가까운 한국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최선의 길이지만 이들 형편상 비행기값과 치료비 마련은 꿈속의 일일 뿐이다.

 권 수녀는 "가난하게 살면서도 조금씩이나마 더 어려운 이들을 도우며 살던 착한 가족이 갑작스러운 총기사고로 가장을 잃을 처지가 됐다"며 "평화신문 독자들의 관심과 도움으로 체렝자브씨가 한국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힘 기자


 
▲ 권상희(인보성체수도회) 수녀
 
 
 ▨후견인 : 권상희(인보성체수도회) 수녀

 "총기사고 가해자가 알코올 중독자인데다 이들보다 더 형편이 어려워 보상을 받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체렝자브씨는 본인이 쓰러지면 가정이 쓰러지기에 힘든 와중에도 지금까지는 잘 버텨왔지만, 점점 심해지는 복부 고통으로 몹시 힘겨워합니다. 불쌍한 이 가족을 도와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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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2-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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