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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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남편 따뜻하게 지낼 전기장판이라도,,,

뇌출혈로 쓰러진 남편과 장애 아들 돌보는 오숙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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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숙자씨는 남편 손을 잡고 앞으로도 정말 열심히 살겠다고 했다.
아들 상만씨는 이런 엄마 마음을 아는지 기분 좋은 표정을 지었다.
 
 
사업실패 후 알코올중독 앓던 남편, 치매와 당뇨까지

아들은 학교폭력에 시달려 후유즈으로 정신분열 앓아

오씨 혼자 벌이로는 생계도 힘들어 치료, 재활 막막

   지난 7월 치매를 앓고 있는 남편(김은원 안드레아, 70)이 뇌출혈로 쓰러졌다. 급히 병원으로 실려간 남편은 수술을 4번이나 받아야 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고, 중환자실에서 지내야 했다.
 병간호는 오로지 아내 오숙자(막달레나, 64)씨 몫이었지만, 오씨는 온전히 남편에게만 신경쓸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다. 올해 서른 살인 아들(김상만 에벤시오)이 정신분열증이 있는 지적 장애인이기 때문이다. 아들 역시 누군가 옆에서 약을 챙겨주고 돌봐줘야 했다.
 남편이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오씨는 집과 병원을 오가며 남편과 아들을 돌봤다. 정작 자기 몸은 돌볼 겨를도, 끼니를 챙겨 먹을 여유도 없었다. 결국 오씨는 남편 간호 도중 서너 번 쓰러졌다. 하지만 그때마다 마음을 다잡고 꿋꿋하게 일어섰다.
 "내 남편, 내 아들인데 내가 아니면 누가 돌보겠어요. 힘들어 못살겠다 괴로워하면 일이 해결되나요. 얼른 내 처지를 받아들이고 기도하면서 힘을 내야죠."
 기초생활수급권자인 오씨는 매주 정산돼 나오는 병원비 청구서를 볼 때마다 숨이 턱턱 막혀왔다. 2달치 병원비가 어느 새 600만 원을 훌쩍 넘겼다.
 오씨는 "670만 원이 찍힌 청구서를 보니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병원에선 말렸지만 집에서 돌보겠다고 하고 남편을 퇴원시켰다"고 했다. 집에 돌아온 남편은 거동을 제대로 할 수 없어 오씨가 남편 일거수일투족을 돕고 있다.
 부부에겐 원래 아들이 한 명 더 있었다. 쌍둥이 아들을 낳았는데, 작은 아이가 선천성 심장병이었다. 부부는 아들 병을 고쳐보겠다고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결국 4살 난 아들을 가슴에 묻어야 했다. 병원비로 쓴 돈은 고스란히 빚으로 남았다.
 남편은 그때부터 술 마시는 횟수가 잦아졌고, 사업 실패 후엔 알코올중독과 우울증에 빠졌다. 몇 년 전부터는 치매와 당뇨까지 겹쳤다. 게다가 큰아들은 중학교 내내 학교폭력에 시달린 후유증으로 정신분열 판정을 받았다. 중학교만 겨우 졸업한 이후 집에서만 지내고 있다.
 오씨가 틈틈이 가사도우미와 식당 설거지 등을 하며 벌어온 돈으로 세 가족이 살기엔 무리였다. 지난 봄엔 밀린 가스비와 전기세를 내지 못해 가스와 전기가 끊기기까지 했다. 딱한 사정을 알고 길동본당 빈첸시오회에서 도와줬지만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남편은 재활치료를 받아야 하고 아들도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데, 치료비와 약값은커녕 당장 생계가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도 오씨는 "이대로 주저앉아 버리겠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다"면서 "무릎이 끊어져라 일하며 정말 열심히 살아왔다"고 했다. 오씨는 아직도 아들을 `우리 애기`라 부르고, 남편에게는 짜증 한 번 내지 않고 살갑게 대한다. 그런 그에게 점점 추워지는 날씨가 걱정이다.
 "날이 추워지는데 집에 변변한 이불 하나 없어요. 남편을 따뜻하게 재울 전기장판 하나라도 있으면 좋을텐데…. 도와주신다면 정말 열심히 살겠습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후견인 : 서울 길동본당 사회사목분과장 백영기(아가피토)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2-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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