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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골수형성이상증후군 앓는 베트남 청년 듀이

“제가 빨리 나아야 어머니를 뵈러 갈 텐데…”/ 고국의 어머니 생각하며 잔업도 마다 않고 일했지만, 병 얻으면서 실직 … 생활비·치료비 마련하기 막막해/ 적혈구·혈소판 수치 떨어지며 병세도 악화되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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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 베트남공동체 대표 원고삼 신부가 병마와 싸우고 있는 듀이를 찾아 용기를 주고 있다.
 

 
“모든 것을 하느님 뜻에 맡깁니다.”

희망의 끈을 놓기에는 듀이(Tran Ngoc Duy, 요셉·22)씨는 너무 젊었다. 베트남에 홀로 있는 어머니를 떠올릴 때는 또래 아이들답지 않게 의젓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가수 빅뱅의 음악을 좋아한다고 얘기할 땐 영락없는 신세대 청년의 모습이었다. 선한 미소를 가진 그는 신앙의 힘으로 병마와 싸우고 있었다. 인터뷰 내내 그의 가느다란 팔목에 감겨있는 묵주알이 유난히 반짝였다.

듀이의 아버지는 지난 2005년 뇌출혈로 세상을 떠났다.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은 의사가 돼 어려운 이웃에게 봉사하는 것이 꿈이었던 14세 듀이의 인생도 바꿔놓았다. 농사일하는 어머니의 1년 수입 40만 원으로는 생계유지도 쉽지 않았다. 실질적인 가장이 된 듀이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일용직 노동일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눈덩이처럼 늘어난 빚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듀이는 지독한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2011년 6월 비전문취업비자(E-9)로 한국행을 택했다. 이후 충남 천안에 있는 제조업체에 취업한 듀이는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다.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잔업도 마다치 않았다. 오전 8시부터 시작해 오후 9시가 돼서야 끝나는 고된 일과에도 고향에 있는 홀어머니를 생각하며 하루하루 기쁘게 살았다. 주일이 되면 근처 성당에 나가 미사에 참례했다. 외로운 한국 땅에서 하느님은 그의 유일한 벗이었다.

그렇게 듀이의 코리안 드림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다. 하지만 머지않아 두 번째 시련이 찾아왔다. 잦은 두통과 어지럼증으로 찾은 병원에서 골수형성이상증후군과 무형성 빈혈 진단을 받은 것. 건강상의 이유로 다니던 회사도 그만두게 됐다.

“처음에는 절망했어요. 왜 열심히 살아보려는 제게 이런 시련을 주시느냐고 하느님을 원망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제 상황을 조금씩 인정하기 시작하면서 다시 기도로써 하느님께 의지하기로 했습니다. 지금은 인내심을 갖고 병을 이겨내야 한다는 생각뿐입니다.”

듀이의 바람과는 반대로 최근 진료를 통해 적혈구와 혈소판의 수치가 떨어지는 등 상태가 악화되고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병원 측은 “병의 특성상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하며 쉽게 완치가 어렵다”고 말했다. 듀이는 앞으로 발생하는 치료비도 막막하지만, 베트남에 있는 홀어머니가 더 걱정이라고 했다. 현재 듀이는 베트남에 있는 가족들의 생활비와 치료비 마련을 위해 고용지원센터에 구직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몸이 점점 더 아프고 힘들어질수록 고향 생각이 많아져요. 특히 어머니가 해주시는 음식이 그립습니다. 제가 빨리 나아야 어머니를 뵈러 갈 텐데….”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 이주노동자 상담실 최정진(클라라) 팀장은 “현재 상태로 베트남에 돌아간다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죽는 날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며 “이도 저도 할 수 없는 안타까운 처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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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대형 기자 (michael@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2-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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