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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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악성림프종으로 고통받는 박은순 할머니

그래도 감사합니다.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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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혈액암 걸려 매달 항암치료 받는 등 투병중
두 양아들 모두 사업실패와 장애 등 부양능력 없어
정부지원금은 월세도 안 돼, 병원비는 모두 빚으로
 

 
▲ 박은순(가운데) 할머니가 고통을 호소하자 작은아들과 오인숙 회장이 손을 잡아주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아이고, 아이고…."
 
 혈액암으로 서울 강동구 암사동의 한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는 박은순(마리아) 할머니가 배를 움켜쥐며 고통을 호소한다. 올해 여든여덟, 미수(米壽)인 박 할머니의 주름진 얼굴이 고통으로 한 번 더 일그러진다. 할머니 배는 임신부처럼 부풀어 올랐고, 복부를 비롯해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며 거칠게 숨을 몰아쉰다.
 
 "그래도 감사해요. 하느님 감사해요…."
 
 가쁜 숨을 몰아내면서도 할머니는 "감사하다"고 힘겹게 입을 열었다. 지금까지 80살 넘게 건강히 살아온 것만으로도, 또 최근 마리아라는 세례명으로 대세를 받고 하느님 자녀가 된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것이다.
 
 할머니는 3년 전 혈액암 일종인 악성림프종에 걸려 고통 속에 살고 있다. 복수가 차오르고 있고, 한 달에 한 번 이상 항암치료를 위해 다른 대형병원에 가서 항암주사를 맞아야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식사도 잘하고 조금씩 기운을 되찾아가던 할머니가 추워진 날씨 탓인지 요즘 들어 식욕을 잃었다. 물만 조금 들이킬 뿐이다.
 
 쭈글쭈글해진 할머니 손을 잡은 작은아들 황동수(51)씨는 "어머니가 식사를 하셔야 제가 밥을 먹지요. 어머니 때문에 저도 생판 굶잖아요"하면서 안타까운 타박을 한다. 그러면서 어머니 몰래 눈물을 훔친다. 눈물을 닦는 작은아들 손도 쭈글쭈글하기는 마찬가지다.
 
 할머니에게는 두 명의 양아들이 있다. 하지만 두 아들 모두 할머니를 부양할 형편이 못돼 할머니는 현재 기초생활수급권자다. 큰아들(황철수, 60)은 거듭된 사업 실패로 신용불량자가 됐다. 가정형편이 어려워지자 얼마 전 이혼을 당하고 가족이 뿔뿔이 흩어졌다.
 
 작은아들은 현재 이렇다 할 직업이 없는 상태다. 전기 및 배관 기술자이지만 10년 전 일을 하다 추락사고로 두 발목이 부러지는 바람에 장애인이 됐다. 걷는 것도 힘에 부치는 그는 일자리를 구하려고 백방으로 노력하지만 늘 돌아오는 대답은 `다른 사람을 채용했다`는 말 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할머니는 치료비는커녕 생활비 마련도 어렵다. 기초생활수급권자로 매달 받는 17만 원은 할머니가 사는 반지하 방 월세(25만 원)에도 못 미친다. 그런 데다 입원 중이어서 공동 간병인비를 매달 50만 원씩 내야 한다. 입원ㆍ치료비는 별도다. 할머니가 가진 돈이라고는 월세방 보증금 200만 원이 전부다. 이런 상황에 두 아들마저 형편이 어렵다 보니 빚만 늘어가고 있다.
 
 게다가 할머니가 퇴원하더라도 반지하 방에는 다시 들어가지 못한다. 얼마 전부터 할머니에게 폐소공포증이 생겨 어두운 지하 방에 들어가는 것을 너무 무서워하기 때문이다. 할머니는 입원하기 전 낮시간을 대부분 암사동의 한 노인정에서 보내왔다.
 
 서울 암사동본당 오인숙(마리안나) 빈첸시오회장은 "마리아 할머니는 6ㆍ25전쟁 고아였던 두 아들을 입양해 키우셨고, 동네 노인정에서 30년 넘게 봉사해오신 분"이라며 평화신문 독자들의 따뜻한 사랑과 관심을 청했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

▨후견인 : 서울 암사동본당 사목회 이재근(야고보) 총무
 "박 할머니는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늘 밝은 웃음을 지니셨고, 50대 후반부터 홀몸노인 등 암사동 일대 어려운 어르신들을 돌보신 천사 같은 분입니다. 그러던 할머니께서 혈액암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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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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