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기관/단체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방광암과 직장암으로 고생하는 한창규씨

얼른 털고 일어나 봉사하고파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 한창규(가운데)씨가 자신의 집을 방문한 교우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살아있게 해주신 것은 감사하지만 `이렇게 살아서 무엇하나?` 하는 생각에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초라해진 저 자신을 보는 게 힘들 뿐입니다."

 7일 서울 관악구 조원동 한 반지하 단칸방. 애써 밝은 표정을 지으며 말하던 한창규(클레멘스, 78, 서울 신사동성베드로본당)씨가 끝내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보였다. 옆에서 이야기를 듣던 본당 교우들 눈에도 눈물이 맺혔다.

 지난해 8월, 지속적 복통으로 병원을 찾은 한씨는 생각지도 못한 방광암 판정을 받았다. 10여 가지 검사를 받은 뒤 수술대에 올랐고, 수술 후 병은 치료되는 듯 보였다. 그런데 얼마 후 또 다른 고통이 찾아왔다. 두 번째 받은 진단은 직장암. 몇 개월 사이 방광암에서 전이된 것이다. 한씨는 직장 일부를 떼어내는 등 3차례 수술을 받고 항문을 제거했다. 대신 옆구리에는 인공 항문 주머니가 채워졌고, 현재 관을 통해 주머니로 대변을 배설하고 있다.

 "대변을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항문은 막혀 있으니 머리와 몸이 따로 움직여 고통스럽습니다. 시도때도없이 화장실을 들락날락해야 할뿐더러 자다가도 수시로 고통이 밀려옵니다."

 한씨는 극심한 복통에 서너 차례 응급실에 실려가야 했다. 어느새 몸무게도 10㎏ 넘게 빠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방광에도 계속 문제가 생겨 1년 사이 방광 수술만 6차례 받았다. 견딜 수 없는 고통이 찾아올 땐 강한 성분의 진통제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불과 1년 사이 제 삶은 송두리째 바뀌었습니다. 아프기 전에는 운동도 열심히 하고, 봉사활동도 재미있게 했는데…. 얼른 다시 일어나고 싶습니다."

 본당 연령회와 레지오 마리애 활동을 꾸준히 해온 한씨는 평소 배드민턴과 등산, 자전거 등 운동으로 건강을 유지해왔다. 수술 후 지금은 아내 이화자(세레나, 78)씨 간호를 받으며 지내고 있다. 누워만 있다 보면 배변이 잘되지 않기에 한씨는 추운 날씨에도 혼자 지팡이를 짚고 인근 둑길을 걷고 들어온다.

 한씨는 "항문 주머니를 계속 청소해줘야 하는데, 냄새가 심하다 보니 혼자 쭈그리고 앉아 세척할 수밖에 없다"며 "아내와 자식들에게 미안한 마음만 든다"고 말했다.

 경제 능력이 전혀 없는 한씨에게는 아들과 딸이 있지만 가정 형편이 넉넉지 않아 경제적으로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들어간 수술비는 다 쓰러져가는 재개발 아파트를 판 돈으로 겨우 마련할 수 있었다. 외손녀가 매달 50만 원가량 주는 생활비는 매주 한 차례씩 받는 항암 치료비와 약값 대기에도 빠듯하다.

 "아침저녁으로 묵주기도를 바치며 늘 예수님을 찾습니다. 얼른 예전처럼 건강해져서 저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말입니다."

이정훈 기자 sjunder@pbc.co.kr

 
 ▨후견인 : 김동규(마티아, 서울 신사동성베드로본당 기획분과장)

 본당 모든 교우가 열심히 봉사활동을 하며 모범을 보이셨던 어르신의 쾌유를 빌고 있습니다. 아픈 가운데에서도 밝은 모습을 유지하시려는 어르신께 주님의 빛이 비출 수 있도록 평화신문 독자들께서 도와주세요.

성금계좌 (예금주 : 평화방송)

국민은행 004-25-0021-108
우리은행 454-000383-13-102
농협 001-01-306122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2-12-16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6. 29

로마 4장 25절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잘못 때문에 죽음에 넘겨지셨지만, 우리를 의롭게 하시려고 되살아나셨습니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