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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간암 투병 중인 아내 돌보는 지체장애인 이재호씨

"아내가 희망의 끈 놓지 않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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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비를 어찌 감당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남편이 화장실 간 사이에 차라리…."

 서울 구로구 고려대 구로병원 병실. 7년째 간암 투병 중인 김복순(요안나, 50, 의정부교구 진접본당)씨의 황달이 심한 두 눈에 눈물이 고였다.

 "목숨이 왜 이렇게 질긴지…. 사는 데 도저히 희망이 보이질 않아요. 눈만 감으면 만사가 끝날 텐데…."

 간이침대에서 쪽잠을 자며 아내를 간호해온 이재호(치프리아노, 62)씨는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남편은 소아마비를 앓는 지체장애인이다.


 
▲ 간암 투병 중인 김복순씨가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고 하자, 그를 간호하는 남편이 눈물을 닦고 있다.
 
 
 "여보, 힘내서 버텨봐요. 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꼭 살릴게…. 미안해요. 나 때문에 몹쓸 병에 걸려서…."

 아내 김씨는 2006년 6월 목욕탕에서 때밀이 일을 하다가 어지럼증으로 갑자기 쓰러져 가까운 병원으로 실려갔다. 대학병원으로 옮기라는 의사의 소견으로 병원을 옮겼는데, 간에 8㎝나 되는 암 덩어리가 발견됐다. 간암 말기였다. 3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는 시한부 선고가 떨어졌다.

 김씨는 바로 간 절제 수술을 받고, 간을 절반이나 떼어냈다. 퇴원 후 집에 돌아왔지만 김씨는 자주 쓰러졌다. 심장 부정맥 진단을 받은 김씨는 다시 입원해 심장 수술을 받았다. 간암 덩어리를 절제했지만 설상가상으로 암세포가 재발하기 시작했다. 1회에 100만 원이 훌쩍 넘는 간동맥 색전술(간암 세포로 흘러가는 피흐름을 막아 암세포를 없애는 것)을 아홉 차례나 받았다.

 자동차 매트 생산공장에서 일하며 근근이 생계를 이어갔던 남편은 지난해 공장을 그만두고 아내 간호에 발 벗고 나섰다. 지난해 6월에는 한달에 월세 6만 원인 임대아파트로 이사했다. 지금까지 벌어놓은 돈으로 치료비를 충당했지만 건강할 때 벌어놓은 돈은 이미 바닥난 상황이다.

 남편 이씨는 "목욕탕에서 하루 종일 때밀이를 하며 돈을 벌게 해 아내에게 미안할 따름"이라며 고개를 떨궜다. 당시 남편은 당구장을 운영하며 7000만 원이 넘는 카드빚을 졌고, 아내는 그 돈을 갚기 위해 밤낮으로 일했다. 결국 이들은 파산신고를 했고, 새 삶을 시작하려 했으나 병마가 발목을 잡은 것이다.

 간암이 재발해 투병생활을 하는 김씨는 간 염증 때문에 간농양 치료를 받고 있다. 지금까지 밀린 치료비만 700만 원. 한 달 내에 간 이식을 받아야 살 수 있지만 뇌사자 간을 이식받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생활비가 전혀 없어 병원에서 나오는 밥 한 그릇을 부부가 나눠 먹는다. 형제들도 대부분 청소일을 하거나 암 투병을 하고 있어 손 벌릴 처지가 못 된다. 그나마 최근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선정돼 5월부터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남편 이씨는 "아내가 희망을 잃고 좌절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면서 "아내가 용기를 내어 치료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말문을 잇지 못했다.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


 ▨후견인 : 고려대 구로병원 천주교 원목실 정은선(마르타, 마리아의 전교자 프란치스코 수녀회) 수녀

 
 이재호 형제님은 지극 정성으로 김복순 자매님을 돌보고 계십니다. 원목실 봉사자들과 함께 병실을 방문해 기도해드리고 싶은데 자매님이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고 저희의 방문을 거절하고 계십니다. 그만큼 투병생활이 고통스럽기 때문이지요. 이 부부에게 하느님의 사랑이 전해질 수 있도록 독자들 관심과 도움을 부탁합니다.

성금계좌 (예금주:평화방송)
  국민은행 004-25-0021-108
  우리은행 454-000383-13-102
  농협은행 001-01-306122

 ※이재호씨 가족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19일부터 25일까지 송금해주셔야 합니다. 이전 호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을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508)에게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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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3-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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