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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다시는 지옥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서울 천호동 성매매 집결지에서 나와 새 삶 꿈꾸는 김지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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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들어도 꿈을 포기하지 마세요."
심선진 수녀가 김씨를 찾아 위로의 말을 건네고 있다. 백영민 기자
 

 "다시는 그 지옥 같은 곳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서울 강동구의 한 종합병원. 며칠 전 허리 수술을 받은 김지수(가명, 31)씨가 병상에 누워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김씨는 "성매매 집결지에서의 지난 5년은 하루하루가 가혹한 삶의 연속이었다"며 "억지 웃음으로 남성들을 업소로 끌어와야 했던 기억에 아직도 잠을 못 이룬다"고 고개를 떨궜다.

 김씨는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꿈많은 소녀였다. 김씨는 "가세가 급격히 기울고 엄마도 제게 관심을 주지 않는다는 생각에 중학교를 자퇴하고 방황했다"고 털어놨다. 비슷한 처지의 친구와 어울려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했다.

 청소년 시기의 비행에 대한 대가는 혹독했다. 성인이 되어도 중졸 학력의 여성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월세가 밀려 어머니가 거리에 내몰리는 처지에 놓이자 김씨는 뼈아픈 선택을 했다.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친구의 소개로 유흥업소에 발을 디딘 것이다. "죽기보다 싫었지만 어머니가 거리로 쫓겨나는 걸 볼 수는 없었어요."

 유흥가에서의 생활은 늪에 빠진 것과 같았다. 출근비와 지각비, 의상비, 메이크업 비용 등 업주는 김씨의 수익을 철저히 갈취했다. 일을 하면 할수록 더 큰 빚더미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결국 27살 되던 해 여성들의 인생 막장이라 불리는 서울 천호동 성매매 집결지로 떠밀려왔다. 곰팡이 가득한 숙소에서 피부병과 호흡기 질환에 시달리며 김씨의 몸과 마음은 점점 황폐해졌다.

 인생 막장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는 않았다. 여성인권상담소 `소냐의 집`을 찾아 상담을 받으며 미래를 설계했다. 하지만 집결지 생활로 얻은 허리 통증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의사는 "수술을 받지 않으면 하반신이 마비될 수 있다"는 소견을 밝혔다.

 다행히 허리 수술은 무사히 끝났지만, 1400여만 원에 이르는 수술비를 마련할 길이 없었다. 부양하던 어머니마저 계단에서 쓰러져 뇌출혈로 수술을 받아 그 비용 역시 고스란히 김씨 몫으로 남았다.

 김씨가 입원한 병원을 찾은 소냐의 집 소장 심선진 수녀(성프란치스코 수녀회)는 "김씨는 도움을 줄 지인은 물론 친인척도 없다"며 "수술비를 집결지 업주(포주)에게 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빚을 갚기 위해서는 다시 아픈 몸을 이끌고 집결지로 돌아가야 하는 처지다.

 김씨는 그래도 꿈을 버릴 수 없다고 힘없게 웃었다. 자신의 처지와 같은 사람들에게 새 삶에 대한 희망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어요. 이곳을 벗어나 저와 같은 여성들과 그 아이들을 돕는 사람으로 거듭나고 싶어요."  

   백영민 기자  heelen@pbc.co.kr


 ▨후견인 : 소냐의 집 소장 심선진 수녀


 
 성매매 여성이 "명품 가방을 사기 위해, 돈을 쉽게 벌기 위해 그런 일을 한다"는 편견이 있습니다. 하지만 원해서 그곳에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가족의 빚을 갚기 위해, 혹은 생계를 위해 지옥 같은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김씨 역시 자신만의 힘으로는 그곳에서 빠져나올 수 없습니다. 예수님이 마리아 막달레나를 감싸셨듯, 그녀가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도움을 호소합니다. 



   성금계좌 (예금주: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김지수씨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24일부터 30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을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508)에게 문의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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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3-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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