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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피해지 필리핀 타클로반 수해 지역 방문기] 이관홍 신부(대구대교구 제4대리구 이주사목담당)

도움의 손길 미치지 않는 ''그늘''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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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교구 제4대리구 이주사목 담당 이관홍(죽도본당 부주임, 사진) 신부가 12월 31일부터 1월 4일까지 태풍 하이옌으로 큰 피해를 입은 필리핀 타클로반 지역을 방문했다. 사목자로서 태풍으로 친척과 가족을 잃은 이주여성의 눈물을 외면할 수 없어 그의 고향을 찾아 피해지역을 둘러보고 수재민들을 위로하고 돌아왔다. 이 신부의 태풍 피해지역 방문기를 싣는다.


 
▲ 태풍 하이옌의 피해가 가장 심했던 타클로반 사마르 지역.
거리에는 무너져 내린 건물들이 즐비하다. 사진제공=이관홍 신부
 

 내가 사목하고 있는 포항ㆍ경주지역에는 2개 공동체에 300여 명의 필리핀 출신 이주여성과 노동자들이 매주 미사를 함께 봉헌하며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이주여성 중에는 지난해 11월 태풍 하이옌의 피해가 가장 심했던 타클로반 사마르 지역이 고향인 여성이 있었다. 그의 친척 수십 명이 목숨을 잃고, 집이 파괴됐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마음이 무너졌다. 나 역시 2009년 필리핀 유학 시절, 태풍 온도이의 피해를 직접 눈으로 보고 경험했기 때문에 더 마음이 아팠다. 직접 피해 상황을 둘러보고, 도움을 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2013년의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필리핀 세부를 경유해 타클로반으로 향했다.

 새해를 맞는 12월 31일 새벽 1시, 세부의 밤하늘은 화려한 불꽃놀이 덕분에 참 아름다웠다. 세부에서 국내선 비행기에 몸을 싣고 1시간 정도 지나자 타클로반에 도착했다. 비행기 안에서 내려다본 타클로반 시내는 태풍으로 처참하게 파괴된 가옥들이 즐비했다. 타클로반 공항 시설도 곳곳이 파괴돼 있었다.

 공항에서 내려 10분 정도 걸어가니 50여 가구가 사는 바랑가이(필리핀의 가장 작은 행정구역)에 도착했다. 마을로 들어가는 길목에는 야자수가 쓰러져 있고, 경찰서 등 관공서도 지붕이 통째로 날아가고 파괴된 흔적이 역력했다. 길목에는 아직 수습되지 못한 아기들의 시체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마을 주민들에게 한국에서 파견된 군인들로부터 도움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들은 쌀과 식료품, 특히 아기들이 먹을 수 있는 분유와 약품이 필요하다고 했다. 워낙에 피해지역이 넓고, 피해규모가 커서 도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 곳이 많은 것 같았다.

 4시간 정도 배를 타고 사마르 섬의 작은 마을에 도착했다. 그 마을에는 130여 가구가 살고 있었다. 이곳의 많은 주민들도 태풍으로 목숨을 잃고, 생존한 주민들마저 유일한 생계수단인 작은 고깃배가 파괴돼 생계가 막막한 상황이었다.

 식료품과 생필품을 살 수 있는 곳은 사마르 섬에서 배로 1시간 30분 떨어진 다람 사마르 섬이었다. 사마르 섬에서 배를 빌려 다람 사마르 섬으로 쌀과 식료품을 구입하러 갔다. 그리고 쌀과 라면, 통조림을 가득 싣고 사마르 섬으로 돌아왔다. 50여 세대에 똑같이 쌀과 식료품을 나눠주고 돌아왔다.

 타클로반을 떠나면서 일회적인 도움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직접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아울러 의료적 도움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교육적 측면에서도 많은 지원이 필요함을 깨달은 시간이었다. 앞으로 필리핀 공동체와 직접적인 연계를 통해 이들에게 지속적인 도움을 줄 계획이다.

 특별히 이번 필리핀 방문과 수재민 지원을 위해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신 지역 신자들과 성모자애원 마리아의 집, 햇빛 마을과 포항가톨릭경제인연합회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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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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