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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한국 오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루게릭병 앓는 중국동포 복미옥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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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게릭병을 앓는 복미옥씨를 간호하는 작은딸 안해월씨와 남편 안천일씨가 글자판으로 대화하고 있다. 이정훈 기자

 13일 경기도 부천시 가은병원 중환자실. 기자가 병실에 들어서자 병상에 누운 복미옥(59, 중국 동포)씨가 말없이 눈물부터 흘렸다. 희귀 난치성 근육질환인 루게릭병 때문에 말 한마디 할 수 없게 된 탓이다. 그는 가족들이 글자판을 들어 보이면 눈 깜박임으로 글자를 만들어 소통했다.
 
 중국 장춘에서 가족과 단란하게 살던 복씨는 2012년 한국에 들어왔다. 더 나은 삶을 위해 앞서 들어와 일하던 남편 안천일(54)씨를 따라서다. 1년 남짓 지났을까. 식당에서 일하던 복씨는 어느 날부터 자주 접시를 떨어뜨리고, 시장에서 넘어지는 등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였다. 이유를 몰라 남편 안씨와 6개월간 여러 병원을 전전한 끝에 받은 진단은 루게릭병. 청천벽력같은 진단에 복씨는 중국에 다시 돌아가지도 못하고 곧장 입원했다.
 
 남편 안씨는 "잘 살아보려고 온 한국에서 큰 병을 얻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여 답답한 심정"이라며 "의료 서비스가 나은 한국에서 치료받으면 금세 나을 줄 알았는데 1년 만에 말조차 못하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한숨을 쉬었다.
 
 안씨는 아내가 병을 얻은 후 간호하느라 줄곧 일하지 못했다. 지난 1월에는 취업비자마저 만료돼 취직도 할 수 없다. 수재 소리를 들으며 자란 큰딸 해연(29)씨는 가톨릭대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었지만, 간호하느라 휴학한 지 1년이 넘었다. 방학이면 중국에 있던 막내딸 해월(26)씨까지 들어와 엄마를 간호하고 있다.
 
 안씨가 공장 등에서 일해 악착같이 벌어둔 돈은 고스란히 아내 병원비에 들어가 지금까지 5000만 원을 썼다. 외국인이란 이유로 의료혜택을 거의 받지 못해 남들은 무료로 지원받는 산소호흡기조차 매달 70만 원을 내면서 이용 중이다. 입원비와 각종 약값 등을 합치면 매달 150만 원 넘는 병원비가 들지만, 벌이가 전혀 없어 막막할 따름이다. 월셋집에서 나와 이종사촌 집에 얹혀살고 있는데도 300만 원 넘게 밀린 병원비를 낼 방법이 없다.
 
 큰딸 해연씨는 "어머니는 늘 가족을 따뜻하게 챙겨준 분이셨다"며 "그런 어머니가 누구보다 가장 마음이 아프실 텐데 저희와 대화조차 나누기 어렵게 돼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안타까워했다.
 
 안씨는 "자식 다 키워놓고 이제 한국에서 밝은 앞날을 보낼 수 있겠다 싶었는데 갑작스레 얻은 병으로 타지에서 소외된 채 고통만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내가 치료를 받아 휠체어에라도 앉을 수만 있다면 희망을 갖고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sjunder@pbc.co.kr

▨후견인 : 수만(성모자헌 애덕의 도미니코수도회) 수녀


 안천일ㆍ복미옥씨 가족은 타지에서 의료혜택 없이 병마와 싸우느라 힘겨워하고 있습니다. 심적ㆍ경제적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는 이 가정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평화신문 독자 여러분께서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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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미옥씨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23일부터 29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508)에게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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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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