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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님 닮고 싶어 한 달 월급 통째로 기부

‘해밀’ 소속 배덕환·김기은씨 부부, 사랑나눔 성금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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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은(마리안나, 67, 서울 도봉동본당)씨는 14일 서울공항에 도착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범죄 피해자의 가족들을 위해 기도해주세요. 교황님!” 그의 손을 따뜻하게 감싸며 교황이 고개를 끄덕였다. 7년 전 세상을 떠난 딸이 무척이나 그리운 날이었다.

범죄로 가족을 잃은 피해자의 모임 ‘해밀’ 소속 배덕환(요한 사도, 75)ㆍ김기은씨 부부는 교황을 만나기 전 한 가지 다짐했다. 어렵고 소외된 이들을 항상 우선으로 생각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습처럼 그들이 가진 것을 나누자는 것이었다.

22일 오후 김기은씨가 평화방송 ㆍ평화신문 사옥을 방문, 평화신문 주간 박규덕 신부에게 기부금을 전달했다. 정갈한 봉투에는 김씨가 한 달 동안 청소 일을 하며 번 133만 원이 빳빳한 새 지폐로 담겨 있었다. “저보다 어려운 사람을 위해 이 돈을 써주셨으면 좋겠어요.” 김씨는 본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8월 24일자(1279호)에 소개된 왕두근ㆍ차순자씨 부부에게 전해달라고 말했다.

“교황님을 만날 수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우리 딸 생각이 가장 먼저 났어요. 죽어서도 이렇게 나에게 선물을 주는구나 싶었죠.” 2007년 당시 29살이던 김씨의 딸은 칼에 찔려 세상을 떠났다. 가해자는 집착이 심했던 남자친구였다. 김씨는 교황과의 만남이 평생 부모님 속 한 번 썩인 적 없는 착한 딸이 하늘나라에 가서 주는 선물이라고 했다.

김씨는 교황을 만난 데서 그치지 않고 교황을 따르는 삶을 살고 싶다고 했다. “항상 가난하고 보잘것없는 이들부터 찾는 교황님을 보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하게 됐어요. 교황님은 한국을 떠났지만, 그분의 모습을 닮고 싶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남기고 간 흔적이 곳곳에서 피어나고 있었다. 서서히, 하지만 아름답게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었다.

김유리 기자 lucia@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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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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