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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어떻게든 혼자 살아보려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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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흔들리는 무도병 걸린 최충근씨 부모 세상 떠나고 형도 같은 병 앓아타인의 도움 없이는 살아갈 길 없어

▲ 최충근씨는 작은 소망은 더 이상 몸이 악화되지 않을 수 있게 치료를 받고 약을 먹는 것이다. 박희숙 수녀가 몸을 움직이는 최씨에게 손을 뻗고 있다. 임영선 기자

수원 성빈센트병원에서 만난 최충근(34)씨의 몸은 쉴 새 없이 흔들렸다. 30여 분 동안 이어진 인터뷰 내내 몸과 고개 팔과 다리가 움직였다. 말도 어눌했다. 최씨는 “내 의지로 몸을 움직이는 게 아니다”면서 “요즘은 걷기도 힘들다”고 괴로움을 토로했다.

최씨는 의사로부터 “무도병(舞蹈病)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았다. 아직 정밀 검사를 받지 못해 정확한 병명은 알지 못한다. 무도병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온몸이 움직이는 병이다. 마치 춤을 추는 것 같다고 해서 ‘무도병’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는 가진 게 단 하나도 없다. 집도 가족도 친구도 돈도 없다. 구청에서 긴급 생계비를 지원받아 얻은 6㎡ 넓이 고시원 방 한 칸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몸이 제멋대로 움직이다 보니 라면 하나 혼자 끓여 먹을 수가 없다. 식사는 노숙인 급식센터를 찾아다니며 해결하고 있다.

최씨는 어린 시절부터 가난에 허덕였다. 그래도 그때는 가족이 있었다. 어머니는 최씨처럼 온몸이 흔들리는 병을 앓았다. 치료 한 번 제대로 받지 못하고 최씨가 12살 되던 해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는 목수 경비 일을 하며 자식들과 함께 살다가 3년 전 암으로 세상을 등졌다. 자식들에게 남겨준 건 아무것도 없었다.

큰 형은 고등학교 때부터 최씨와 마찬가지로 몸이 흔들리는 병을 앓다가 지금은 요양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고 배달 일을 하던 작은 형은 연락이 끊긴 지 오래됐다. 최씨는 어떻게든 혼자 살아가 보려고 성치 않은 몸으로 음식 배달을 했지만 흔들리는 몸 때문에 수차례 사고를 당했다. 그는 바지를 내려 몸 곳곳에 난 상처를 보여주며 “수백 번도 더 다쳤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다른 사람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 없을 정도로 몸 상태가 악화됐다. 하지만 치료는커녕 당장 다음 달 고시원 생활비 다음 끼니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장애 진단 기초생활수급권자 혜택을 받으려면 먼저 정밀 검사를 해야 하지만 검사비가 없어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그는 “날이 갈수록 점점 몸이 제어가 안 된다”면서 “아무런 희망이 없다”고 했다. 흔들리는 손으로 간신히 잔을 들어 커피 한 모금을 삼킨 최씨는 “큰 형처럼 요양 시설에서라도 살고 싶다”고 말했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

▨후견인 / 박희숙 수녀 (성빈센트병원 사회사업팀장)

최충근씨는 가족과 사회로부터 버림받은 사람입니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습니다. 그에게는 증상을 조금이라도 늦출 수 있는 치료와 당장의 생계비가 간절하게 필요합니다. 최씨가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여러분이 사랑의 손길을 내밀어 주십시오. 성금계좌(예금주 : 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최충근씨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8일부터 14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을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519)에게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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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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