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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사별 후 정신 질환과 생활고 시달리는 이주민 여성 윌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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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력 없어 딸은 시설에 맡겨져

▲ 한국에 와서 괴로운 시간을 보낸 윌마씨는 딸이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다. 윌마씨가 옛날에 찍은 가족사진을 보고 있다.

낮 기온이 20도까지 올라간 3월 20일. 경기도 파주시 윌마(필리핀 출신 43)씨의 집은 여전히 한겨울이었다.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있기 힘들 정도로 냉기가 가득한 집에서 윌마씨는 온종일 혼자 지내고 있었다.

“겨울에도 보일러를 켜지 않더라고요. 전기요금 나오는 게 무서워서 추워도 참는 거죠.”

윌마씨의 집을 함께 방문한 파주엑소더스 사무장 석경숙(데레사)씨는 혼자 사는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할까 봐 자주 들여다본다고 했다. 한국말이 서툰 윌마씨는 응급상황이 발생해도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가 없다.

필리핀에서 살던 윌마씨는 2005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하면서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나이 차이가 10살 넘게 났던 남편은 윌마씨를 노예처럼 부렸다. 종일 일만 시키고 자주 폭력을 행사했다고 한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남편이 세상을 떠난 지 6년이 흘렀지만 그때의 상처는 윌마씨를 정신이상자로 만들었다.

“돼지농장…남편….”

한참 동안 입을 꾹 닫고 있던 윌마씨는 남편 이야기가 나오자 어느 나라 말인지 모르겠는 말을 계속 내뱉었다. 정신 상태가 온전히 않은 윌마씨는 한 문장 안에 한국어 영어 타갈로그어(필리핀 공식 언어) 필리핀 지역 언어를 뒤죽박죽 섞어서 쓴다. 대화라기보다는 혼자 말을 뱉어내는 것에 가깝다.

남편이 운영했던 돼지농장은 아주 외딴곳에 있었다고 한다. 그곳에서 4년 동안 있으면서 윌마씨는 혼잣말하는 것이 습관이 돼버렸다. 남편은 윌마씨가 한국말을 배우는 것도 싫어했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윌마 씨는 “가족…(그리고) 돈…”이라고 말했다. 윌마씨와 남편 사이에서 태어난 딸 로사(가명 초3)양은 지금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그룹홈에서 지내고 있다. 윌마씨가 딸을 양육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고 판단한 지역 센터에서 로사를 그룹홈으로 데려갔기 때문이다. 가족이 있는 필리핀에 돌아가고 싶어도 딸 생각에 한국을 떠날 수가 없다. 로사양은 한국에서 살고 싶어 한다.

윌마씨의 수입은 정부에서 나오는 보조금 20만 원이 전부다. 일하려는 의욕은 있지만 도저히 말이 통하지 않아 2~3일만 지나면 잘리는 일이 다반사다.

윌마씨는 온기 하나 없는 집에서 종일 자신만의 세상에 갇혀 지낸다. 윌마씨가 세상으로 나오기 위해서 주위의 관심과 도움이 절실하다.

김유리 기자 lucia@pbc.co.kr

▨후견인 / 이상민 신부(의정부교구 파주엑소더스 센터장)

윌마씨는 이주민 가운데서도 가장 고통 속에 살고 있습니다. 언어 소통도 힘들고 정신도 온전치 않아 생활하는 데 어려움이 많으며 외동딸과 떨어져 지내면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평화신문 독자분들이 윌마씨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 주시기를 부탁하겠습니다. 성금계좌(예금주 : 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윌마씨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12일부터 18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을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519)에게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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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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