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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가난으로 꿈 접은 필리핀 빈민촌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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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 빈민촌 소녀 메리조이 가난에 학업 포기 다시 공부해 요리사가 되는 게 꿈

▲ 메리조이(오른쪽)양과 동생과 어머니가 단칸방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메리조이양은 요리사가 돼 가족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는 것이 꿈이다. 한국희망재단 제공

필리핀 휴양 도시 세부(Cebu). 파라다이스 같은 세계적 휴양 도시인 이 섬의 이면에는 거대한 빈민촌 파실 바랑가이가 있다. 이 빈민촌 비좁은 골목 양편에 널빤지로 아무렇게나 덧댄 판잣집 1200여 채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 상하수도 등 생활 필수 기반 시설을 갖추지 못해 마을 사람들은 공동 우물과 화장실을 사용하고 있으며 골목길은 늘 코를 찌르는 생활오수로 질펀하다. 메리조이 아벨라나(13)양과 다섯 식구도 이곳에 살고 있다. 빈민촌의 여느 사람처럼 가난을 대물림했지만 이들 가족은 동네 주민들보다 더 찢어지게 가난하다. 단칸방에 사는 여섯 식구는 발 한번 편히 뻗을 수 없을 지경이다. 어머니 마리사씨는 시어머니와 함께 헌 옷을 시장에 내다 팔아 일주일에 300페소(약 7300원)를 번다. 이것이 수입 전부다. 이 돈으로 쌀 2㎏과 정어리 통조림 두 개 국수 5팩을 사서 일주일을 버틴다. 먹을 게 없다 보니 메리조이와 어린 동생들은 굶는 게 다반사다. 메리조이는 가난 때문에 초등학교 5학년 때 중퇴했다. 자퇴서를 내고 교정을 나오면서 메리조이는 펑펑 울었다. 딸의 손을 잡고 나오던 엄마도 어린 딸의 가슴에 한을 남긴 게 “너무 미안하다”며 함께 울었다. 요즘 메리조이는 엄마를 도와 시장에서 헌 옷을 팔고 집에서는 동생들을 돌보며 지낸다. 공부를 잘했던 메리조이의 꿈은 요리사다. 사랑하는 가족들이 배고픔의 고통에서만큼은 벗어나게 하고 싶은 것이다. 누구보다 성실한 메리조이는 여전히 학업에 대한 갈망이 크다. 가정 형편이 나아지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시 공부를 시작해 꿈을 이루고 싶어 한다. 하지만 오늘도 가족의 생계를 위해 시장에 가야 하는 메리조이의 발걸음이 무겁기만 하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

▨후견인 / 최기식 신부(원주교구)

한국희망재단 이사장

세부에는 메리조이와 같은 처지의 아동들이 많습니다. 파실과 수바 지역에만 1만 3000여 명의 빈민이 사는데 이들 가운데 절반이 17세 이하로 이중 25가 영양실조 상태입니다. 학생 3명 중 1명은 가난 때문에 학업을 중도 포기하고 있습니다.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어른이 되어서도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지 못해 가난의 사슬은 대물림되고 있습니다. 한국희망재단은 FTCP(Feed the Children Philippines)와 함께 메리조이처럼 학업을 중도 포기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무료 기술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평화신문 독자 여러분의 사랑으로 필리핀의 가난한 청소년들이 하느님 안에서 스스로 꿈을 펼칠 수 있게 도와주세요.

성금계좌(예금주 : 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메리조이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17일부터 23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을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519)에게 문의 바랍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5-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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