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경변 심해져 운신조차 못해 두 아들 번갈아가며 곁에서 지극 간병
▲ 아들의 부축을 받고 모처럼 방을 나와 강아지와 함께하는 현연숙씨. 오세택 기자
2011년 1월.
4년 전 그 날 이후 현연숙(57 예비신자 대전교구 공주 중동본당)씨는 걷지를 못한다. 아들 박병준(27)ㆍ병제(24) 형제의 부축을 받아야 겨우 몸을 움직인다.
그는 간이 갈수록 나빠지는 간성혼수를 앓고 있다. 간경변이 심해져 운신하지 못할뿐더러 때때로 의식을 잃는 질환이다. 복부에 암모니아 가스와 변이 들어차 날마다 관장해 주지 않으면 버티질 못한다. 붓기가 어찌나 심한지 발병 전 60㎏대였던 몸무게는 100㎏을 넘나든다. 치매로 진행되는 양상이다. 관절염까지 겹쳐 바깥나들이는 엄두도 못 낸다. 남편과는 이미 아이들이 코흘리개일 때 헤어졌기에 형제들의 보살핌이 없으면 생활할 수 없는 지경에 처했다.
두 아들은 제대 후 번갈아 대학을 휴학하며 어머니를 지극정성으로 돌본다. 올해는 장남이 4학년 진학을 앞두고 휴학해 어머니를 돌보고 있고 동생은 복학해 아르바이트하면서 학업을 챙긴다.
“불규칙하게 혼수상태에 빠지시고 사람도 못 알아보시고 대ㆍ소변도 받아내야 합니다. 아들에게 몸을 맡기시는 게 못내 수치스러워하시는 듯하지만 저희도 달리 방법이 없어서요. 저희가 어렸을 땐 노점상으로 저희를 키우셨으니 이젠 저희가 보살펴드려야죠.”
듬직해 보이는 장남의 말에 곁에 있던 엄마는 눈물을 보이고야 만다. 주르륵 흘러내린 눈물을 훔친 현씨는 “간 이식을 해보고 싶었지만 지혈되지 않는 특이체질이라 수술도 못 한다니 이제는 포기했다”면서도 “앞날이 창창한 형제들이 저 때문에 공부도 일도 못 하고 저한테 매달려 있는 게 너무 속상하고 안타깝다”고 전한다.
긴 투병으로 생계도 어려워졌다. 그동안 모아뒀던 돈은 생활비로 다 썼다. 현씨가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 선정돼 있기에 매달 39만 원이 정부에서 나오지만 월세 25만 원을 제하고 전기ㆍ수도세와 전화비 등 공과금을 내고 나면 몇만 원으로 셋이서 한 달을 살아야 한다. 그래서 형제는 인근 주차장이나 편의점 아르바이트 일거리를 놓을 수 없다.
20여 년 전 지역 신협 이사장 재직 당시 대출금을 대신 갚아줬으면서도 이들을 보살펴온 후원자 민창기(요셉 76 대전 법동본당)씨는 “다행히 두 아이가 건강하고 효성이 지극해 교대로 엄마 병간호와 아르바이트뿐 아니라 장학금을 받아 대학에 다니는 걸 보고 이들을 돕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도움을 호소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후견인 / 김인숙(율리아) 대전교구 빈첸시오회 부회장
장애인도 노인도 아니어서 도시락 배달 등 복지관의 다양한 서비스도 받지 못합니다. 지난주부터 통신교리를 하는데 아주 열심입니다. 도움의 손길을 거의 받지 못하는 이 모자 가정에 사랑으로 후원해 주십시오.
성금계좌(예금주 : 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현연숙씨 가정에 도움을 주실 독자는 24일부터 30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을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519)에게 문의 바랍니다.